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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명중 4명꼴 비만 …“나잇살 아니라 만병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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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ㆍ당뇨 등 발생률 높여 … 비만클리닉 찾는 노인 증가

비만 때문에 병원을 찾는 노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서구사회의 문제로만 여겨 온 노인비만은 이제 현실이 됐다. 고령화와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한국 노인의 체형도 달라지면서 전 연령대를 통틀어 노인의 비만율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연령별 비만도 현황’ 분석결과를 보면 노인 비만의 현주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연간 건강검진 수검자 중 비만 판정을 받는 비율은 2002년 24.1%에서 2003년 25.6%, 2004년 30%, 2005년 30.6%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령별로 10대와 20대에서 10%대를 보이던 비만율은 30세가 넘어가면 30% 이상으로 급증해 50~60대가 되면 35% 이상까지 불어난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3~4명은 비만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30대 젊은 여성들이 몸매관리를 위해 찾는 곳으로 여겨지던 비만클리닉에 최근 노년층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요즘은 늘어난 평균 수명 탓에 60대, 70대, 심지어 80대에도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고령자가 많다”며 “과거에는 복부에 살이 찌고 잘 빠지지 않는 것을 ‘나잇살’로 생각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요즘 노년층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건강과 몸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똑같이 먹어도 젊은이와 달라!


노인비만의 직접적인 이유는 일단 신체기능의 노화에 있다. 사람은 평균적으로 50대 이후부터 나이가 들수록 해마다 2%씩 기초대사량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특정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노화의 진행에 따라 비만은 쉽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더욱이 60세가 넘으면 체중은 빠지지만 체지방은 오히려 늘고 근육은 줄어들게 돼 상하체가 불균형을 이루는 복부비만, 내장비만이 많아지게 된다.

더불어 신체 노화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도 노인비만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 원장은 “노인의 경우 똑같이 먹고 똑같이 운동해도 살이 더 찌고 잘 빠지지도 않는데, 이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여성은 폐경을 지나면서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를 겪게 돼 체지방이 쉽게 축적되는 체형으로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허리둘레가 남성의 경우 80cm, 여성의 경우 90cm가 넘으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인비만은 질환 유병률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늙어서 살이 찌면 없던 병도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평균 나이 59세의 남녀 3천876명을 대상으로 무릎 골관절염의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조사한 결과, 신체비만지수는 관절통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비만지수가 높을수록 무릎 골관절염의 발생위험이 증가하는데 특히 비만지수가 30~35인 경우 무릎 골관절염의 위험도는 여성에서 4배, 남성에게 4.8배 증가했다.

고혈압ㆍ고지혈증ㆍ당뇨병의 발생률도 급격히 높인다.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고혈압ㆍ당뇨ㆍ고지혈증 발생위험은 2배 이상 증가한다. 30이 넘으면 고혈압ㆍ당뇨ㆍ고지혈증 발생으로 인한 사망률이 1.5배 증가한다.

그렇다고 노인들이 비만에서 탈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모로 여건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적인 식사량 조절로 살을 빼기조차 쉽지 않다.

기초대사량이 높은 20~30대의 경우 움직인 만큼 빠지고 식사량 등을 조절해 체중 감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기초대사량이 감소한 노인들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또 대부분의 노인들은 식사량도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먹는 것만으로 체중을 빼기가 어렵다. 무리해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골다공증이나 빈혈 등으로 더 고생할 수 있다.

운동을 통한 살빼기에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노인비만의 전형인 복부비만은 무릎이나 발목 관절을 압박한다. 복부비만으로 체중이 1kg 늘면 발목 관절은 2~3kg의 부담을 받는다.

노년층의 관절염 유병률이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연세사랑병원 김용찬 원장은 “무릎 골관절염이 있는 비만노인에게는 적극적인 체중감량을 권고하되 관련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체중 찾아 삶의 질 'UP'

문제는 노인비만이 노인건강은 물론 진료비 상승 등 사회적 비용 상승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비만관련 질환 환자수 및 보험급여 현황’자료를 보면 비만 환자 수는 지난 2000년 3천111명에서 2005년 2만7천977명으로 5년 새 무려 9배나 폭증했다. 이 때문에 진료비 역시 같은 기간 동안 1억5천여만원에서 11억9천여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노인비만에 따른 질환 유병률의 증가는 삶의 질 저하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05년까지 진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3기 결과를 살펴보면 노인 10명당 9명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 5명 중 1명은 일상생활에서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통해 나타난 삶의 질 지수는 65~74세 노인의 경우 0.75로 청장년(0.95)층보다 현저히 낮았다.

결국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늘어나는 노인비만 인구는 노인과 그 가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적으로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케 하는 셈이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최근 병원을 찾는 노인환자들은 대부분 비만 자체의 문제보다 동반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동반한 경우 더욱 엄격하게 이상체중의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노인의 경우 무조건 개인적인 희망감량목표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몸무게의 5% 감량을 목표로 정하는 것이 노인비만 치료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이상체중”이라고 조언했다.

굳이 미용 목적으로 감량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의 체중조절로도 충분히 현재 상태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 동반질환을 가진 노인비만환자의 경우 약을 완전히 끊지는 못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건강에 대한 개념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안녕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이상체중에 대한 개념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버케어뉴스  2008.07.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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