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급한 매도자의 심리를 이용해 다른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거나 수개월에 걸쳐 의도적으로 집값 끌어내리기를 시도해 저가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투기 세력'의 출몰 등 방법도 다양하다.
실제로 수도권의 중대형 아파트를 팔려고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낸 정모 씨는 '가짜 중개브로커'에게 공돈을 날릴 뻔 했다. 자신을 부동산 중개법인에 근무한다고 소개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 원활한 매수를 위해 신문에 광고를 내야한다며 수십 만원의 비용을 요구한 것이다.
마치 매수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접근한 자칭 중개브로커는 '공신력 있는 근거'가 있어야 매수에 도움이 된다고 정씨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젯밥에만 관심이 있었던 농간을 정씨가 눈치채자 가짜 중개브로커는 그만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를 끊은 정씨는 수백 만원의 중개수수료보다 수십 만원의 광고비에 목을 맨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 사정에 처해있는 백모 씨 역시 광고를 낸 직후 매물 문의보다도 경쟁지의 게재 문의 전화만 폭주한다고 토로한다.
좋은 값에 전세를 놔줄테니 확보된 보증금으로 토지를 구입하라는 등 권고(?) 전화를 받기가 바쁘다는 게 백씨의 설명.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지난 봄에 내놓은 집이 아직 팔리지 않아 골치를 않고 있던 박모 씨는 '가짜 매수인'에게 호되게 당했다.
박씨는 그동안 매수세는 있지만 거래는 되지 않는 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박씨는 서울 인근에 소유하고 있던 면적 158㎡ 아파트를 맨처음 그 지역 시세보다 낮은 6억원에 내놨다.
한동안 매기가 뜸해 문의조차 없었지만 매물로 내놓은지 2∼3개월 만에 매수제의가 들어왔다. 제시된 가격은 박씨가 처음 내놓은 것보다 3000만원이 낮았다. 박씨는 가격조정을 원했지만 매수자는 요지부동이었다.
거래 불발 후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박씨가 가격을 3000만원 낮춰 물건을 내놓자 이번에는 그보다 2000만원 낮은 5억5000만원에 매수 제의가 들어왔다. 결과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가격을 내리기만 하면 항상 더 낮은 가격에 매수제의가 들어오고 가격 조정을 시도할 때마다 번번히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상한 것은 그 동안 이 단지에서는 박씨가 내놓은 것보다 높은 가격에서 여러 건의 매매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 사이 알게된 한 중개업자는 박씨에게 "부동산 시황이 점점 나빠져 가격이 빠진 탓도 있겠지만 가격을 끌어내리려는 '가짜 매수인'의 표적이 됐을 수도 있다"고 귀뜸했다.
금융위기까지 겹쳐 매기가 사라진 상황이라 박씨는 매도를 하지 않고 어떻게든 버텨보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
경기위축으로 집값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급한 사정에 몰린 매도자들이 겪고 있는 몇 가지 사례다. 거래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잇딴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침체의 늪에 빠진 부동산시장은 좀 처럼 늪에서 헤어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건, 투매건 상황이 여기에 이를 정도까지 부동산 경기를 조절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급등이건 급락이건 어느 쪽도 부동산 시장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경제 2008.10.14 15:43
http://www.asiaeconomy.co.kr/uhtml/read.jsp?idxno=418762§ion=S1N2§ion2=S2N249
'시니어, 실버관련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터 켜고 흡연은 자살행위 (0) | 2008.10.18 |
---|---|
“더이상 차 부품 바가지 쓰지 마세요” (0) | 2008.10.16 |
'믿었던 PC백신이 악성코드라니...' (0) | 2008.10.12 |
내게 맞는 헤어스타일링 진단 (0) | 2008.10.11 |
단풍산행 가이드…무르익는 계절에 마음도 물들다 (0) | 2008.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