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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살인마, 심장 판막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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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기 위해 끊임 없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는 자동차로 말하자면 엔진과 같은 기능을 한다.

심장 내에는 혈액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기 위해 판막이라는 구조물이 있어 이 판막도 심장의 운동과 동시에 끊임 없이 열리고 닫히는 일을 한다. 어떤 이유로 이러한 판막에 병이 생기면 혈액이 흐르는 길이 좁아지거나 혈액이 역류하게 되고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을 심장 판막 질환이라고 말한다.

심장에는 방과 실이라 불리는 네 개의 격리된 공간이 있는데 각각의 방과 실 또는 실과 대혈관 사이에 네 개의 판막이 있다.

각각 승모판막, 대동맥판막, 삼첨판막, 폐동맥판막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판막이 좁아져 잘 열리지 않는 경우를 협착증이라고 하며 판막이 정밀하게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경우를 폐쇄부전증이라고 한다.

◇ 원인도 여러가지

판막질환이 생기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류마티스열이 있다. 소아기나 청소년기에 앓은 급성 류마티스열의 후유증으로 나이가 들면서 심장의 판막이 두꺼워지고 변형되어 판막에 문제를 초래하는 데 과거 우리나라 심장판막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으며 현재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다음으로 나이가 듦에 따라 생기는 퇴행성 변화로 노화와 관련이 있는 판막질환으로 우리나라도 수명이 늘어나고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점점 상대적으로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 외의 원인으로 판막에 발생한 세균감염이나 선천적인 판막의 기형, 외상에 의한 경우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며 판막 이외의 여러 가지 심장병이 진행되면서 이차적으로 판막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다.

◇ 증상 잘 살펴야

많은 경우 병이 심하게 되기 전에는 증상을 못 느낄 수도 있다. 흔한 증상으로는 숨이 차거나 피로감, 흉통, 어지러움증, 가슴 두근거림, 부종, 복부팽만감, 소화불량 등의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데 이러한 증상은 병이 발생한 판막의 위치나 병의 중한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경우 가슴통증, 호흡곤란, 어지러움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승모판막 협착증의 경우 피로감, 호흡곤란, 부종 등과 같은 증상이 흔히 나타날 수 있다.

판막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진찰 소견과 흉부 X-선, 심전도, 혈액검사 등의 검사를 동원하며 심장초음파 검사가 매우 유용한 검사다. 그 외에도 CT, 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을 하는 경우가 있으며 드물게 심혈관촬영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판막 질환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이로 인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때는 저염식이나 체중조절, 심한운동을 제한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게 된다.

판막질환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강심제, 혈관확장제, 이뇨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판막질환에 의한 심장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또한 약물을 사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심장의 크기나 기능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서 약물만으로 호전을 기대 하기 어려운 경우는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수술 방법으로는 인공판막을 치환하는 방법이 있으며 대부분 수술 후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하게 되지만 수술 후 관리 면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을 수 있어 판막의 변형이 심하지 않다면 가급적 판막 재건술을 함으로써 원래의 자기 판막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기도 하며 그 외 비수술적 방법으로 가슴을 절개 하지 않고 혈관을 통해 좁아진 판막을 넓히거나 폐쇄 부전을 교정하는 시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심장판막질환이 심한 경우 평소 증상 외에도 과도한 운동이나 일을 한 후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심장기능이 악화돼 어느 한계를 지나면 비가역적인 심장기능 장애로 이때는 수술적인 치료도 효과가 없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전에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 수술 후가 더 중요해

수술 후에는 저염 식이와 체중 조절이 필요하며 심장기능이 비교적 정상적인 경우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할 수 있으며 판막의 기능유지와 심장기능의 악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고 정기적인 진찰과 검사를 필요로 한다.

류마티스 판막질환의 경우 청년기 동안 정기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며 발치나 기타 수술적인 치료시 심내막염 예방을 위해 시술 전 항생제 복용을 필요로 한다. 부정맥이 있거나 금속판막 수술을 받은 경우 항응고제를 복용하며 항응고제의 적정량 조절을 위해 주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

비록 류마티성 심장 판막 질환의 발생빈도가 예전보다 줄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퇴행성 즉 노화 현상에 의한 판막 질환이나 그 외의 원인에 의한 판막 질환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심장 관련 증상이 있거나 혹은 증상이 없더라도 심장에 잡음이 들리거나 흉부 X-ray상 이상이 의심되거나 기타의 이유로 심장판막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초기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며 약물 복용이나 수술적인 치료 방법을 담당 선생과 잘 상의 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 최근 수술 결과가 과거 보다 많이 좋아졌으므로 이런 저런 이유로 수술적인 치료를 회피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임달수

마이데일리  2008-06-24 09:00:15  


자료출처 :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0806240901057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