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건강에 자신 있다고 생각하던 대학 교수 김중수(가명·45) 씨는 얼마 전 운동을 하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순간 당황했지만 운동을 중단하자 증상은 말끔히 사라졌다. 한숨 돌린 김 씨는 무리한 운동 때문에 몸이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일주일 후에 조깅을 하다 다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김 씨가 운동하다 느낀 가슴 통증은 전형적인 급성심근경색(심장마비)의 전조증상이었는데 제때 치료하지 않아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중년이 되면 크고 작은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관절염같이 오랫동안 사용한 장기의 노화로 나타나는 통증이 있는가 하면, 무시하고 지나치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통증도 있다.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통증은 심장질환의 전조증상인 가슴통증이다.
가슴통증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때문에 유발된다.
협심증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져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 심장 근육이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으로 가는 피가 완전히 차단되면서 심장근육이 죽는 것을 말한다. 협심증은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인 셈이다.
문제는 협심증이 자주 일어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바로 통증이 사라지기 쉽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동맥이 좁아져 있더라도 혈관 전체 면적의 30% 정도만 뚫려 있으면 아무런 증상이 없이 지낼 수 있다. 심한 운동 등 심장이 혈액을 많이 필요로 할 때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김 씨처럼 “몸이 놀라서 그러려니” “소화불량 탓이려니” 하면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여성 심혈관 질환자는 폐경기증후군과 혼동해 중요한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폐경기 여성은 피로감, 메스꺼움, 소화 불량, 우울감, 숨이 차는 증상 등을 겪는다.
상당수 폐경기 여성들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이 곤란한 심장질환 증세를 폐경기 증세로 오인해 통증을 방치한다.
○ 통증 느끼면 바로 병원 가야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한 경우 생존율은 얼마나 빨리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가에 달려 있다.
막힌 혈관을 뚫어 혈액을 재공급해도 이미 죽은 심장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사망하기 쉽다.
심근경색 치료의 ‘골든타임’은 증세가 나타난 이후 3시간 이내이다. 통증을 느낄 때 병원에 가면 90% 이상 생존 가능하다. 통증을 느낀 후 8시간 안에 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이 반으로 줄어든다. 12시간이 지난 후 병원을 찾으면 혈관을 뚫거나 혈전용해제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이미 죽은 심장근육을 살리기는 힘들다.
최동주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교수는 “심근경색 환자들은 가슴통증을 체한 증상으로 잘못 알고 병원으로 오기까지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며 “운동할 때 가슴통증을 느꼈다면 운동을 그만두자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용량 아스피린은 예방 효과 높아
고혈압, 비만 등 심혈관질환에 걸릴 수 있는 위험요소가 많은 사람은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하루 한 알씩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해야 한다면 위에 부담을 덜고 장에서 빨리 용해될 수 있도록 특수 코팅된 제품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수술을 앞둔 사람은 지혈작용에 방해될 수 있으므로 수술 5일 전부터 복용을 중지한다. 월경을 하거나 출산을 앞둔 여성과 천식환자도 아스피린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고 금연과 비만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식습관을 개선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심장 위협하는 요소들, 생활 속에서 관리 가능하다 ▼
혈당 혈압 복부비만 흡연
생활습관 따라 통제 가능
조깅 자전거 등 운동하고
담배 육류 줄이면 좋아져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는 여러 가지다. 혈압, 혈당, 복부비만,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흡연, 가족력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행인 것은 가족력을 제외한 다른 위험 인자들은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의 지방을 말한다.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동맥 내벽에 침전물을 형성해 동맥경화증을 일으킨다. 곡류, 현미류, 채소,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튀김과 육류를 줄이면 피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
심장질환 환자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두부와 콩으로 만든 제품을 챙겨 먹으면 영양결핍을 막을 수 있다.
복부비만도 조심해야 한다. 초과한 체중만큼 심장이 일을 더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비만은 다른 위험 인자인 고혈압, 콜레스테롤, 당뇨병과도 연관이 높다.
복부비만은 잘못된 식생활, 음주, 흡연, 운동 부족,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 금연과 절주는 심장질환 예방의 첫걸음이다. 섭취량보다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세 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기름지고 짠 음식을 피하며, 과식 습관을 버린다.
뱃살을 줄이는 데는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 조깅,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해야만 허리둘레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흡연 역시 심장 건강에 치명적이다.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우면 심장발작이나 뇌중풍(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흡연은 혈관 내벽에 손상을 주는데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불순물이 이곳에 달라붙어 동맥을 좁아지게 하고 혈관벽을 딱딱하게 만든다.
또 니코틴 성분은 심장을 자극해서 심장 박동수를 늘리고, 혈액의 산소운반 능력을 감소시켜 심장근육이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게 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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