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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담글 때 허리 조심하세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0. 21. 16:19

김장철이 돌아왔다. 특히 올해는 9월말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가을철 채소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져 더 많은 주부들이 김장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중국산 유해 식품 파동 역시 직접 만들어 먹는 풍토를 부채질 한다.

이처럼 맛 좋고 영양이 풍부한 김장 김치는 가족들의 겨우내 식탁을 책임지는 든든한 음식이지만 쌀쌀한 날씨 속에서 김장을 담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무리한 노동으로 인해 극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다. 이에 건강하게 김장을 담그는 법을 알아본다.

김장 재료 준비는 두 명 이상 함께 해야

일반적으로 주부들이 김장을 담그는 데는 이틀을 넘기기 일쑤다. 보통 첫날에는 재료를 준비하고 배추를 절이며 둘째 날에는 배추에 양념을 버무린다. 문제는 이 같은 고된 노동에 많은 주부들이 허리가 끊어질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는 것.

김장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배추를 한꺼번에 옮기거나 무거운 김치통을 들고 나르는 일이 많다. 그런데 이럴 때 순간의 방심으로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가 많다. 절임배추는 물기가 많아 1개에 2kg이상 나가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료 준비하는 작업의 대부분이 추운 외부에서 진행되기 마련인데 찬 기운에 굳어 있던 허리에 갑작스럽게 무리가 오면 급성디스크로 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배추를 옮길 때는 자기 체중의 1/10 이상은 들지 않는 것이 좋다. 무거운 짐을 들 때는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짐을 허리에 최대한 붙이고 천천히 들어 올려야 한다.

허리를 잘못 삐끗하면 급성요추염좌가 생길 수 있다. 급성요추염좌는 허리 근육을 다치는 것인데 허리를 움직일 때 마다 뻐근하고 둔한 통증이 있기도 하며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정도에 이를 때도 있다. 대부분 허리 어딘가가 불편하며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한쪽이 더 아픈 특징이 있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만성이 돼 계속 경미한 통증이 남아 있거나 잦은 재발로 허리 부분에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따라서 김장을 하기 전에는 미리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또 일정한 주기로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뒤로 젖히고 목을 돌리는 등의 간단한 체조만으로도 피로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김장을 혼자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무거운 짐은 두 사람이 함께 나누어 들어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혼자 무거운 것을 드는 것보다 최소 2명 이상이 무거운 것을 들면 허리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김장 재료들을 다른 곳으로 운반하거나 냉장고에 넣을 때,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는 것도 중요하다.

허리 보온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50대 이후 주부들은 무거운 물건을 든다거나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김장 요통은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위험이 높은데 이는 중년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척추와 근육이 약해져 무거운 짐을 드는 것만으로도 허리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유비스병원 척추센터 강승범 소장은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김장을 하다 보면 자연히 자세가 나빠져 척추에 무리를 주게 된다”고 전하고 “따라서 김장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장 양념 버무릴 땐 등받이 의자 활용해야

김장은 재료를 준비하고 배추를 절이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배추에 양념 버무리는 것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 노동의 강도도 매우 높다. 10포기, 20포기 이상 대량으로 김치를 담그기 때문에 양념을 만들고 배추소를 넣는 작업만으로도 한나절이 걸린다.

배추소를 넣을 때는 등을 앞으로 구부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자세는 평소 자기 몸무게보다 2.5배나 큰 하중을 척추에 줘 요통이 발생하거나 심해지게 된다. 허리를 굽히고 김장을 담그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디스크의 압박이 심해지는데 평소 디스크 탈출증이나 돌출증이 있다면 디스크가 뒤로 밀리면서 신경을 압박해 다리와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또한 이처럼 쪼그려 앉아 작업을 하면 관절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양념을 버무릴 때 배추와 양념을 몸의 정 중앙에 두고 나머지 양념 통들도 최대한 가까이 놓은 채 작업하는 게 좋다.

아울러 가능하다면 김장재료는 바닥이 아닌 식탁에 올려놓아 허리를 구부리는 것을 최소화한다.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등받이가 있는 좌식의자를 활용하거나 벽 쪽으로 붙어서 작업하는 것이 좋다.

또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5분 동안 허리를 옆으로 흔들어 주거나 뒤로 젖히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인해 허리에 가는 충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김장을 마친 후에는 무조건 푹 쉬어주어야 한다. 허리가 뻐근하다고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의 운동을 억지로 하게 되면 오히려 허리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요통에 운동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만성요통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갑자기 시작된 요통에는 안정이 최선이다.

따라서 갑작스런 통증을 느낀다면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찜질을 해 경직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 주는 것이 좋다. 통증부위가 붓고 열이 날 때는 냉찜질이 효과적이고 허리가 뻐근하고 묵직하다면 온찜질이 좋다. 온열효과가 있는 쑥을 이용한 온욕도 도움이 된다.

김장을 담근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때는 갑자기 일어나지 말고 누운 자세에서 발끝을 폈다가 발목을 세우고 기지개를 펴서 밤새 웅크렸던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증상이 심각하거나 이미 척추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 허리의 상태를 진단해야 한다. 평소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거나 평소 요통이 없더라도 김장을 하면서 무리를 한 경우, 인대가 늘어나거나 디스크를 싸고 있는 섬유테가 찢어지며 허리디스크로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는 척추골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허리가 묵직하거나 뻐근한 통증이 계속 진행된다면 병원을 찾아 엑스선이나 MRI등의 방사선 검사와 골밀도 검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김성대 과장은 “해마다 연례행사로 치러지는 김장은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작업이지만 아직도 많은 주부들이 파스 몇 장 붙이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일관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성대 과장은 “자칫 늦은 치료로 더 큰 병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뼈와 근육이 약한 중년 이상의 주부라면 김장을 계기로 허리와 관절 점검을 받는 것이 퇴행성질환을 예방하는 지름길” 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2008.10.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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