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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다고 다 빈혈 아니에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0. 8. 17:45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지럼증이 있을 때 빈혈을 의심한다. 하지만 빈혈은 어지럼증의 여러 원인 중 한 가지일 뿐이다. 귀 안의 미로 기능 장애 또는 전정 기능 장애가 있을 때나 머리 속의 소뇌 또는 뇌간에 이상이 있을 때, 그리고 어떤 원인에 의해 뇌 혈류의 순간적인 감소가 발생하였을 때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빈혈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빈혈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요
빈혈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재생불량성 빈혈과 같이 적혈구를 만들어 내는 골수성분이 부족해서 생기거나 철 결핍성 빈혈, 비타민 B12 결핍성, 거대적아구성 빈혈 등과 같이 적혈구를 만드는 재료가 부족해서 생긴다. 또 적혈구의 내부 또는 외부 원인에 의해 적혈구가 과다하게 파괴되어 생기는 용혈성 빈혈, 그리고 출혈로 인한 적혈구 소실에 의한 빈혈 등이 있다.
빈혈은 정도에 따라 증상이 없는 경우부터 심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빈혈의 증상으로 운동 시 호흡곤란이 오고 심장이 심하게 뛰게 되며, 맥박이 빨라진다. 쉽게 피로해지고 정력이 감소하며, 실신, 어지럼증, 두통, 귀울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저혈압, 미열,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피부가 창백하거나 노랗게 보일 수 있다. 심장의 혈관 이상이 있을 때 협심증의 증상, 사지의 혈관 이상이 있을 때 손발의 통증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경희의료원 종양혈액내과 윤휘중 교수는 “특히 뇌로 가는 혈액에 산소가 부족하거나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갑자기 마비와 같은 신경증상이 있을 수 있다”며 “어떤 원인에 의해 빈혈이 발생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빈혈이 심한 경우에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빈혈은 심해지기 전까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빈혈인지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뇌로가는 혈관의 기능이 약했던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빈혈은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으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또 빈혈로 착각하는 어지럼증은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 등의 심장 이상, 뇌혈관의 이상, 이비인후과 질환, 신경과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이 증상을 단계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빈혈이 심하면 어지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증상이 없어도 빈혈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혈액검사 없이 빈혈이나 그 원인을 자가진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
빈혈은 그 자체가 최종 진단이 아니다. 빈혈보다는 원인이 되는 질환이 심각할 수 있으므로 원인을 밝혀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빈혈의 원인은 혈액검사만으로 밝혀지기도 하나, 경우에 따라 골수검사 등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특수 검사들이 필요하다. 철결핍성 빈혈 정도는 일반 의사의 진료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타의 빈혈은 대개 혈액학을 전공으로 하는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 빈혈이 있다고 무조건 수혈을 한다거나 원인에 대한 검사 없이 빈혈에 좋다는 약만 사 먹는 것은 위험하다.
보통 환자들은 어지러우면 빈혈이라고 생각하고 검사도 하지 않은 채 약국에서 빈혈약(경구용 철분제)을 복용한다. 실제 철결핍성 빈혈이 전체 빈혈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빈혈이므로 대개는 호전된다. 철분 결핍의 원인 질환으로는 소화성 궤양, 자궁근종, 치질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철분 소실이 가장 흔하며 따라서 위내시경, 산부인과 진료, 외과 진료 등이 동반돼야 한다.
만약 대장암의 만성 출혈로 철결핍성 빈혈이 생긴 경우 검사를 하지 않고 철분 보충만으로 치료하면 당장은 증상이 호전되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빨리 치료해야 하는 대장암 진단이 늦어져서, 완치의 기회를 놓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윤 교수는 “철 결핍 빈혈의 원인이 아닌데도 철분제를 먹어서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며 “평소 건강하다면 철분제를 섭취해도 이상이 없지만 철분을 축적시키는 질환이 있거나 피를 만들지 못하는 질환이 있는 경우 오히려 몸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골수 검사로 빈혈 원인 파악해야
빈혈이 의심스러운 환자는 먼저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여부를 검사한다. 하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정밀한 혈액 검사와 필요시엔 골수 검사를 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는 “환자들은 골수 검사를 할 때 골수를 척추에서 뽑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믿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하지만 골수는 척추에서 뽑지 않고 엉덩이 뼈에서 주로 뽑기 때문에 다소 굵은 바늘로 엉덩이에 주사를 맞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엉덩이 뼈가 신경이나 혈관이 비교적 적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
또 검사하기 전에 빈혈이 있다고 먼저 수혈을 하거나 빈혈약(경구용 철분제)을 복용하는 것은 빈혈의 원인을 감추어 버려 정확한 진단을 지연시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급성출혈에 의한 빈혈이 확실한 경우이거나 또는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수가 빨라지는 것과 같은 심각한 혈행 역학적 장애가 없는 한 원인을 정확히 밝힌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균형있는 식사를 해야 하며 특히 계란, 생선, 우유, 콩, 녹황색 야채, 과일, 해조류 등 조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도움말 경희의료원 종양혈액내과 윤휘중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
파이낸셜뉴스 2008.10.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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