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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행 올 가이드…화사한 눈꽃 환상적인 은세계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1. 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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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계절이고 산은 사람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 주지만 겨울산은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세상을 덮은 하얀 눈은 마음까지 청결하게 해주며 꽃보다 더 화사하게 피어난 눈꽃은 저절로 찬사를 토하게 만든다.
겨울산행 베스트 코스
초겨울의 푹신한 낙엽도 구미를 돋우는 요소지만 겨울산행의 묘미는 아무래도 뒹굴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쌓인 눈을 헤치고 나가는데 있다. 이런 점에서 멋진 겨울산행 코스는 대부분 국립공원과 중복된다.
그런데 국립공원 지역은 산불위험 때문에 12월15일까지는 입산이 통제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안내산악회는 이름난 겨울산행 코스의 일정을 12월 15일 이후로 잡아놓고 있다. 다만 국립공원이라도 산책로는 개방하고 있으므로 경관을 즐기며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경우라면 언제든 찾아가도 좋다.
15일이 되기 전이라도 눈이 많이 내리면 입산통제가 풀린다. 한라산의 경우 이미 정상부에 상당한 눈이 쌓여 있어 통제를 받지 않고 정상까지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국립공원이 아니면서 소문난 겨울산행 코스로는 강원도의 계방산과 태백산 방태산 선자령, 충북의 민주지산, 경기도의 국망봉 명성산 등을 꼽을 수 있다.
설악산 (1708m)
눈 설(雪)자를 맨 앞에 썼을 만큼 설악산은 겨울철에 매력이 돋보이는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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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을 갈 때는 보통 오색에서 대청봉에 올랐다가 중청대피소를 거쳐 서북능선 쪽으로 가다가 한계령으로 하산하거나 역순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8시간 정도를 잡으면 된다,
조금 길게 잡으면 한계령이나 오색에서 대청봉에 올랐다가 희운각 대피소~수렴동을 설악동으로 빠지는 코스로 1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설악의 멋을 제대로 느끼려면 공룡능선을 타야 한다. 공룡능선은 설악동에서 금강굴 마등령을 거쳐 가거나 반대로 오색에서 올라 대청봉~희운각을 거쳐 갈 수 있다. 오색에서 출발해 공룡능선을 거쳐 설악동까지 가는데 16시간 정도를 잡는다.
장쾌한 백두대간을 먼발치서 바라보려면 서북능선을 타는 게 좋은데 소청봉에서 한계령갈림길~귀때기청봉~대승령~장수대로 이어지는 코스로 오색에서 시작할 경우 12시간, 한계령에서 시작할 경우 9시간 정도를 예상해야 한다.
설악산 동계산행은 안내산악회를 따라 갈 경우 보통 새벽 3시경에 산행을 시작한다. 여유 있게 가려면 중청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가는 게 좋다. 대피소 예약은 보름 전에 해야 한다.
계방산 (1577m)
오대산 국립공원에 인접한 산으로 오대산(1563m)보다 높다. 그만큼 전망이 좋고 접근성도 양호해 겨울철에 많이 찾는다.
정상을 중심으로 운두령으로 내려오는 길, 능선을 타고 아랫삼거리로 바로 내려오는 길, 주목지대를 거쳐 계곡을 타고 야영장으로 내려오는 길 등 셋으로 나뉘지만 겨울철에는 일반적으로 운두령으로 올랐다가 주목지대를 거쳐 야영장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이용된다.
계방산은 높이에 비해 수월하게 갈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해발 1088m인 운두령에서 올라가기 때문이다. 경사가 가파른 구간도 적고 흙산이라서 어느 계절에 가든 무릎에 주는 부담도 크지 않다.
운두령에서 출발해 안부를 지나 1492m봉으로 오르다보면 눈꽃 터널이 나타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다. 이곳부터는 사방을 내려다보며 상고대의 아름다움에 취해 정상까지 가게 된다.
정상에서 오대산 쪽으로 가다보면 주목군락이 나오고 그곳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야영장으로 하산하는 길이 이어진다.
운두령에서 출발해 1492m봉~정상~주목군락~야영장~아랫삼거리까지 가는데 5~6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운두령은 영동고속도로 속사IC에서 빠져서 인제 쪽으로 2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운두령에는 식당이 없다. 아랫삼거리나 장평의 식당을 이용하면 되는데 특히 장평에는 막국수로 소문난 집이 있다.
태백산 (1567m)

이름이나 높이에 비해 전체적으로 산세는 완만한 편. 사람들이 많이 찾아 일부 구간에는 바위가 노출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흙산이라서 겨울철 등산에 적합하다. 특히 한 겨울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작은 바위들을 덮기 때문에 완만한 능선을 걷는 느낌을 줄 정도다.
태백산도 산이 크기 때문에 등산로가 다양한데 겨울철에는 보통 유일사 입구에서 시작해 유일사~천제단~장군봉~망경사를 거쳐 당골광장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많이 이용된다. 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정상에서 백단사로 하산할 수도 있고 당골광장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당골광장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상고대가 핀 태백산 정상부에서 맞는 일출도 의미가 있지만 겹겹이 늘어선 산들이 펼치는 장관을 보는 기쁨도 그에 못지않을 것이다. 특히 유일사를 지나면서부터 연이어 나타나는 주목들은 다른 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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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1614m)
덕유산은 구천동 계곡을 안고 있는 산으로 전북과 경남의 경계를 이루기도 한다.
이름에서 풍기듯 부드러운 산세 때문에 겨울철에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곤돌라를 이용해 정상까지 쉽게 갈 수 있다는 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계곡이 깊어 여름에 시원하지만 겨울에는 특히 서해를 건너 온 습한 바람이 맺히는 곳이기 때문에 적설량이 많고 눈꽃도 화사하게 피는 게 특색이다.
이 때문에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곤돌라를 타고 눈꽃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대표적인 등산로는 덕유산에서 남덕유산을 잇는 종주코스지만 14시간이나 걸릴 만큼 길기 때문에 겨울에는 덕유산 코스와 남덕유산 코스가 따로따로 이용된다.
주로 많이 찾는 코스는 삼공탐방지원센터에서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으로 8.5km. 왕복 4시간30분~5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등산이나 하산할 때 곤돌라를 탈 경우 3시간~3시간 30분 정도로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다만 곤돌라 이용은 항상 붐비기 때문에 꼭 곤돌라를 타려면 남들보다 서둘러 가는 게 좋다.
민주지산 (1242m)
추풍령과 덕유산 중간에 자리 잡고 있는 산으로 충청 전라 경상 삼도를 가르는 삼도봉을 품고 있다. 그런 만큼 삼도 사람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산이다. 초겨울엔 양탄자를 밟듯이 깊게 쌓인 낙엽을 밟을 수 있고, 겨울이 깊어갈수록 수북이 쌓이는 눈을 밟을 수 있어 겨울 내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능선은 비교적 완만한 편인데 북쪽으로 국내 최대 원시림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물한계곡이 자리 잡고 있고 각호산 석기봉 삼도봉 등 봉우리들이 솟아있어 경관도 수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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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삼도의 경계를 이룬다는 것만으로도 산세가 결코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눈이 몰아칠 때는 덕유산 못지않게 많은 눈이 내린다.
등산로는 보통 충북 영동의 물한계곡에서 출발해 각호산 쪽으로 올랐다가 석기봉~삼도봉을 거쳐 하산하는 게 보통이다.
전체 산행 소요시간은 6시간 정도. 물한계곡에 식당가가 형성돼 있다.
한라산 (1950m)
남한에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눈도 가장 많이 내리는 산이다. 정상부는 이미 눈에 덮여 있고 윗세오름의 웹카메라도 벌써 사방이 하얗게 덮여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의 아랫부분은 유채꽃이 피고 감귤이 노랗게 익어가고 중산간지대엔 억새가 만발해 동시에 두세 계절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한라산 등산로는 크게 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윗세오름까지 가는 길로 구분된다.
예전엔 윗세오름을 통해 정상까지 갈 수도 있었으나 휴식년제로 최근엔 윗세오름~정상 구간은 등산로가 폐쇄됐다. 해발 1700m인 윗세오름까지는 영실이나 어리목에서 2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정상으로 가는 코스는 관음사나 성판악입구에서 시작하는데 성판악으로 올라가 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많이 이용된다. 전체 소요 시간은 8시간 정도.
안내산악회에서 연중 한라산 등반관광을 제공하는데 비행기로 가는 것도 있고 인천에서 배를 이용해 가는 방법도 있다. 배는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 7시 인천에서 떠난다.
대관령과 인접한 선자령은 동화의 나라와도 같은 느낌을 주는 곳. 하얀 눈으로 뒤덮인 드넓은 목장 위로 불쑥불쑥 솟은 풍력발전기들은 파란 하늘과 대비를 이뤄 이국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 동해바다도 눈 안에 들어온다. 수시로 맺히는 상고대는 이곳 여행에서 부수적으로 얻는 묘미라고도 할 수 있다.
대신 강한 백두대간을 넘는 강한 바람이 수시로 몰아친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등산은 대관령 북부휴게소에서 출발해 선자령까지 갔다가 출발지로 돌아오거나 강릉 쪽 새막골로 하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3시간30분~4시간 정도를 잡으면 된다. 눈이 많이 쌓였을 때 새막골로 하산하면서 미끄럼을 즐길 수도 있다.
[겨울산행 요령]
겨울등산에서 체력안배와 체온조절, 그리고 낙상에 유의. 특히 단독산행은 피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충고다.
김형일 K2 산악지원팀장은 “적설량이 많아지는 한겨울에는 필요한 장비도 많아진다”며 “일조시간이 짧은 만큼 산행 시간도 줄기 때문에 해발 1500m 이상 되는 높은 산일 경우 오후 3시면 하산이나 야영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더의 정용재 팀장도 “산행 시작 전 일몰시간을 미리 확인해 오후 4시 이전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코스를 짧게 잡는 것이 좋다”며 조언했다.
원종민 코오롱스포츠 차장은 “출발할 때는 약간 추울 정도로 가볍게 입어야 땀과 열을 잘 배출해 신체를 쾌적하게 할 수 있다”며 “중간에 휴식을 취할 때나 산행을 중지했을 때, 겉옷이나 우모복(오리털·닭털 옷)을 입어 보온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덥다고 그대로 식히면 저체온증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눈이 내릴 때는 방풍·방수 기능의 겉옷을 입는 것은 필수.
배낭도 꼭 매라는 게 이들의 당부다. 넘어질 때 완충작용을 해 머리나 허리 등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등산 시 청바지와 면바지는 반드시 피하라고 강조했다. “땀이나 물기 배출이 느려 체온을 급격히 빼앗아 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원 차장은 “보온을 위해 속옷, 보온옷, 겉옷을 확실히 구분해서 갖춰 입으라”고 조언했다.
피부에 직접 닿는 속옷은 땀을 쉽게 발산할 수 있도록 면이나 나일론 등은 피하고 빨리 마르는 쿨맥스 등이 좋다고 했다. 양말도 마찬가지.
보온옷 역시 땀 배출이 잘 되면서 공기층을 충분히 형성하는 게 좋고 겉옷은 방수·방풍 기능이 된 옷이나 우모복 등을 갖추되 눈이나 바람이 심하지 않을 경우엔 배낭에 넣었다 쉴 때 입는 게 좋다고 했다.
눈이나 얼음지대를 지나야 하므로 방수기능이 완벽한 등산화나 아이젠 스패츠도 필수장비.
머리와 얼굴까지 가리는 모자도 필요한데 너무 두꺼우면 머리를 덮게 하므로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가벼운 바라클라바가 적당하다는 게 코오롱스포츠 원종민 차장의 조언이다.
한편 K2의 김형일 팀장은 “당일산행에서는 되도록 보온병에 온수를 채워가고, 고열량의 행동식과 헤드랜턴용 여분의 건전지도 준비하라”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2008.11.28 16:22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725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