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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인트카드의 함정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8. 17. 21:52

이미진씨(33)는 한 화장품 브랜드숍에서 포인트카드를 만들었다. 구매할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돼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점원의 권유에 가입한 것. 그러나 나중에 약관을 자세히 살펴보니 현금처럼 쓰려면 포인트가 3000점이 넘어야 했다. 중저가제품이 대부분인 이 브랜드숍에서 3000점을 넘기려면 20만원어치 이상을 구매해야 하는데 유효기간마저 정해져 있어 적립한 포인트를 쓸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이처럼 포인트카드를 만들었다가 실질적 혜택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고객들은 혜택을 보려고 포인트를 꾸준히 적립하지만 포인트를 쓰려면 일정 포인트 이상 모아야 가능한 데다 유효기간이 길지 않아 정작 사용 가능한 시점이 되면 소멸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또 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는 할인혜택이 실제로는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실제 이들 화장품 브랜드숍 포인트카드 가입고객들의 포인트 이용률은 10∼35%에 불과하다.

결국 포인트카드는 업체들의 고객정보 수집과 충성심 확보를 위한 마케팅 수단일 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에뛰드하우스의 경우 가입 즉시 1000점을 주고 구매할 때마다 금액의 1%를 적립, 3000점이 넘으면 물건을 살 수 있다. 그러나 3000점이 넘으려면 20만원 이상 구매해야 하고 유효기간도 1년에 불과해 혜택을 누리는 고객은 많지 않다. 에뛰드하우스가 저가 브랜드숍으로 1만원대 미만인 제품이 대부분임을 감안하면 소수의 충성고객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객에게 포인트카드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유효기간이 없던 더페이스샵도 지난 4월 멤버십카드를 리뉴얼하면서 유효기간(2년)을 도입했다. 더페이스샵은 구매금액의 2%를 적립해 줘 3000점 이상이 되면 쓸 수 있다. 즉 15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

스킨푸드도 구매금액의 2%를 적립, 1000점 이상일 때 쓸 수 있어 5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 LG생활건강의 뷰티플렉스는 구매금액의 5%를 적립해 줘 1만점부터 쓸 수 있다. 따라서 20만원 이상 구매해야 하는데 단 LG생활건강 제품을 구매해야 적립이 된다. 또 미거래 1년 이상이면 포인트가 소멸된다.

하기스 기저귀에 붙어 있는 점수를 모아서 보내면 상품을 할인해 구매할 수 있다는 ‘하기스 포인트샵’은 상품금액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오히려 비싸 불만을 사고 있다.

하기스 포인트샵에서는 하기스 점수 100점이 있으면 남양 프리미엄XO 1단계 3캔과 아벤트 260㎖ 젖병을 5만8560원에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시중에서는 오히려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옥션에서 프리미엄XO 1단계 3캔과 아벤트 젖병 260㎖을 사려면 5만6300원이 든다.

하기스 점수 100점을 모으려면 1년 정도를 하기스 기저귀만 쓰면서 포장지에 붙어 있는 점수를 꼼꼼히 모아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부 김지은씨는 “회사 측에서는 대단한 혜택을 주는 것처럼 내세우지만 정작 따져보니 속은 느낌”이라며 “하기스 점수를 모아 포인트샵에서 구매를 하려고 다른 업체 기저귀가 세일을 해도 안 샀는데 그동안 했던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2008.08.17 20:51

http://www.fnnews.com/view?ra=Sent0401m_View&corp=fnnews&arcid=0921396958&cDateYear=2008&cDateMonth=08&cDateDay=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