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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갑상선 결절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7. 9. 08:22
최근 각종 검사기술이 발전하면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갑상선결절(갑상선혹)이다. 목에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기도 하지만 별 증상없이 우연히 한 초음파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한 것이다. 목에 혹이 발견되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다. 특히 갑상선결절의 일부는 갑상선암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갑상선결절의 일부가 갑상선암 가능성이 있다고 모두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는 걸까. 또 검사결과 암으로 나와 하루가 급한데 수술이 밀려 늦어져도 아무런 문제는 없는 걸까.
폭증하는 갑상선결절
갑상선은 목 가운데 튀어 나온 물렁뼈 아래에 있는 기관으로 무게가 30~60g 정도에 불과하다. 갑상선은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요오드를 호르몬으로 바꾸는 기능을 하며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갑상선결절은 양성이든 악성이든 통증 등 별다른 증상이 거의 없어 일상에서 발견하기는 힘들다.
갑상선결절은 유병률이 4~7%가 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이 같은 유병률은 손으로 혹이 만져지는 경우만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하면 훨씬 유병률은 높아진다. 흔히 목에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는 경우 외에 최근 갑상선결절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이 같은 초음파검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갑상선결절은 여성이 남성보다 4배 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균관의대 임창훈 교수팀이 병원 건강검진센터를 찾은 30~70세 13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37.7%에서 결절이 발견됐다. 또 울산 동강병원 내분비내과팀이 30세 이상 남성 1081명을 초음파 검사한 결과 갑상선결절 유병률이 14.1%에 달했다.
결절 있다고 무조건 정밀검사 받아야?
이처럼 갑상선결절 발견이 폭증하면서 갑상선암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악성이 아닌 양성결절이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별 문제가 없지만 혹 악성일 수도 있어 너도나도 정밀검사를 받느라 대학병원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을 정도다. 실제 부산지역 대학병원에는 갑상선결절 정밀검사인 미세침 세포흡인검사를 받기 위해 환자가 2~3개월 정도 밀려 있고 서울은 더 심하다.
실제 갑상선결절 환자 중 5~10% 정도는 정밀검사에서 갑상선암으로 판명된다. 그러나 초음파에서 결절이 발견됐다고 모두 정밀검사가 필요한 걸까. 인제대 부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현 교수는 "일부 1차 의료기관에서 혹이 있으면 무조건 정밀검사를 위해 큰 병원으로 보내 대학병원 등이 붐비고 있다"면서 "그러나 초음파 상의 몇가지 기준과 일부 고위험군 외에는 굳이 정밀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암이라도 너무 공포는 필요없어
갑상선결절이 늘어나는 만큼 갑상선암 진단을 받는 사람 또한 급증하고 있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으면 당연히 수술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형병원마다 갑상선암 수술을 위해 몇달씩 기다리는 건 예사다. 그러다보니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불안해 하기 마련이다.
과연 암 진단을 받고 이렇게 몇달씩 수술이 늦어져도 되는걸까. 물론 갑상선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해도 대부분의 경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부산백병원 박정현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가 '암'이라는 단어 때문에 지나치게 겁을 먹고 있지만 갑상선암은 진단후 즉시 수술해야 하는 일부 종류 외에는 그다지 촌각을 다툴 정도로 수술이 급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물론 갑상선암 중 발견 즉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갑상선암의 10% 미만을 차지하는 여포상암과 갑상선수질암 등의 악성도암일 때다. 이들 암은 폐암이나 위암 등과 같이 전이 속도가 빨라 가급적 수술 시기가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갑상선암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두상암은 특징이 조금 다르다. 유두상암은 진행속도가 매우 늦어 이 암에 걸려도 10~20년 생존할 확률이 90%에 가깝다. 보통의 암은 5년 생존율을 완치 기준으로 하지만 갑상선암은 걸린 후 20년 정도 생존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이는 여포상암 등 악성도암이 원격전이가 잘되는 반면 유두성암은 주변 조직에만 주로 전이되고 원격전이는 드물기 때문이다.
박정현 교수는 "유두상암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고 수술을 가급적 빨리하면 좋겠지만 다소 늦어진다고 해서 불필요한 공포감에 시달리는 조급한 마음이 오히려 화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인제대 부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현 교수
국제신문 2008.07.08 10:44
http://www.kookje.co.kr/news2006/asp/center.asp?gbn=v&code=0800&key=20080708.22024204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