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실버관련/기타
기내에서 매너와 에티켓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7. 28. 16:13
외국에서는 한 겨울 폭설로 활주로가 폐쇄돼 3일간 공항대합실에 갇혀있는 경우에도 거친 항의나 소동을 벌이는 사람이 없다. 항공기에 고장이 발생하면 서양인은 “기계는 고장날 수 있는 것”이란 반응을 보이는 반면 한국인은 대부분 “정비가 불량한 탓”이라고 단정해 버린다.
공항이나 항공기 내에서 적용되는 매너나 에티켓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매너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태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좋은 태도와 몸가짐이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하려는 태도인 것이다. 서양에서는 신사도에 준하며 동양에서는 예의와 범절에 속한다.
오늘날에는 남에게 방해가 되거나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점만 두드러져 개인주의 내지는 무관심과 같은 특색이 있지만 근본은 교양미 있는 태도에서 표출되는 것이다. 반면 에티켓은 규칙, 즉 예법과 같은 것이어서 그 행위자가 속한 집단(국가)의 문화와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 중국, 한국, 일본에서 다도(茶道)는 에티켓을 넘어 도(道)의 경지에 와있다.
임진왜란 때 일본이 조선의 무수한 도공(陶工)을 잡아간 것도 이조백자와 같은 다기(茶器)를 일본에서 생산하기 위한 욕심 때문이었다. 영국에서는 찻잔을 잡는 손 모양만 보고도 출신성분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엄격한 에티켓을 존중한다. 지금은 모든 음료를 편의점이나 커피숍에서 구입해 길가며 마실 정도로 보편화 돼 있지만 영국이나 일본에서는 길가면서 음식물을 먹는 사람을 볼 수 없다.
한국처럼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풍속사범을 다루는 법이 성문화 돼있는 나라도 많지만 관습법을 쓰고 있는 영국과 같이 관습이 곧 법인 나라도 많다. 영국과 같이 관습법을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항공기 기장은 배의 선장과 같은 존재이다. 승객 전원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수송하는 총체적 책임을 진 사람이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에드워드 제이 스미스’선장은 승객을 구하기 위하여 사력을 다하고 침몰하는 배와 함께 최후를 마쳤다. 1980년 11월 19일 호놀룰루를 출발해 김포공항에서 착륙하던 KE015편은 새벽녘 짙은 국지성 안개로 활주로 입구의 언덕에 충돌해 승객 9명과 승무원 6명이 사망했다. 이때에도 고 문상진 기장은 불타는 조종실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장렬한 최후를 마쳤다. 영국의 더 타임(The Times)은 이 장거를 대서특필했다.
몇 년 전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런던의 스탠스테드공항까지 저가항공을 탄 적이 있다. 탑승라운지에서 기다리는 여객에게 여직원이 마이크로 “지금부터 탑승을 시작합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 먼저, 다음 연세가 많으신 분, 다음 어린이를 동반한 분, 다음 가족, 그리고 나머지 분들 순서로 탑승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다. 승객들은 조용히 좌우를 살피며 순서를 맞추어 탑승했다. 마치 수십 번의 훈련을 받은 것처럼 유연하게 움직였다.
영국에서는 노인을 ‘시니어 시티즌(senior citizen)’이라고 하며 62세 이상을 지칭한다. 혹시 시니어 시티즌이 주위에 없는지를 살펴보며 순서를 양보한다. 고궁이나 명승지 심지어는 템즈강변의 런던아이(London Eye)에서도 시니어시티즌에게는 경로우대를 해주지만 누구 한사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의 공항에서는 기다리는 여객의 표정이 긴장돼 있고 탑승이 시작되면 좌석이 이미 지정돼 있는데도 마치 자리다툼이라도 하듯 급하게 움직이는 것을 본다. 또 한국 사람들은 기장(캡틴)을 조종하는 단순기능인 정도로 보는 것 같다. 항공기의 기장이나 여객선의 선장이나 모두 목숨을 걸고 여객의 안전을 지키는 코맨더이다. 존경과 대우를 받는 직업인으로 존중해야 할 것이다. (영국에서는 출항하는 항공기나 선박의 캡틴을 ‘Commander’(사령관)이라고 출항허가서에 적는다.)
김효준:(사)한국항공정책연구소 이사장
여행신문 2008.07.28
http://www.traveltimes.co.kr/news/news_tview.asp?idx=63957&page=1&pageblock=2080&cnt=62394&page_size=30&category=&code=&find=&f_opt=&seq=13&sql_str=+idx%2C+title%2C+exist_image%2C+r_date%2C+exist_movie+'%2C'+idx+'%2C''%2C'+ORDER+BY+b.hosu+DESC%2C+idx+ASC+'%2C1%2C'++news+AS+a+LEFT+OUTER+JOIN+hosu+AS+b+ON+a.hosu+%3D+b.hosu+'%3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