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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의자에 내 허리 맡겨도 무탈할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23. 10:50
이렇듯 책상에 앉아서 볼일을 보는 사람들은 의자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자리가 불편하면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 되듯 자세가 곧고 자리가 편하면 허리나 어깨에 통증 없이 몇 시간이 금새 지나가곤 한다.
이에 수많은 사무가구 업체들이 경쟁시장의 틈새를 공략해 기능성 의자라는 상품을 개발, 히트를 치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들은 자세 교정부터 시작해 척추, 어깨의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광고로 소비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 검증 거쳤다는 업체 vs 이런 식의 검증은 '곤란'
상당수의 사람들은 잘못된 자세와 삐딱하게 앉음으로 인해 척추가 휘거나 어깨 통증을 호소하곤 한다. 이때 접하는 기능성 의자의 광고는 이들로 하여금 '저 의자만 있으면 될 것 같다'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기능성 의자의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H업체의 기능성의자는 15도 각도로 기울어지면서 상하, 좌우, 360도 회전하며 공부하면서 혹은 사무실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고 의자의 바닥이 볼록 튀어나와 있어 척추는 물론 전립선염, 요실금에도 효과적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H업체 관계자는 "허리의 특성상 15도가 운동을 하기에 가장 무리없는 각도라는 전문의의 판정이 있었고 이런 운동으로 인해 허리근력강화는 물론 디스크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이며 튀어나와 있는 의자바닥은 전립선염과 요실금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임상결과 나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H업체가 거쳤다는 임상시험은 업체 내에서 자발적으로 거친 시험으로 한 달 동안 환자들로 하여금 의자를 사용하게 한 것에 불과하다.
때문에 임상시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결과 비교치를 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단 꾸준히 사용한 사람이 올린 후기글이 임상결과를 대체한다는 관계자의 말뿐이었다.
이에 대다수의 전문의들은 이렇게 기능성의자 업체들이 거치는 실험결과는 임상시험이 아니고 단순한 홍보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는 "업체가 진행하는 이런 임상시험은 사람들이 이미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는 자기암시를 가지고 시험에 응하기 때문에 플라시보(위약효과)효과를 얻기 쉽다"며 "이미 플라시보 효과는 60~70%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보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조규정 교수 역시 "단순한 경험담일 뿐 임상시험이라는 용어는 잘못된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이 말하는 진정한 임상시험이란 식약청에서 요건을 갖춰 부작용과 효과 모두 검증된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 환자와 검사자 모두 어떤 약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을 시행했을때 효과가 나타나야 비로소 실험군의 효과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 운동성은 없지만 디자인적으로 척추굴곡에 맞춰져 설계돼 있는 의자역시 기능성 의자라는 이름하에 판매되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의자 등 뒤에 볼록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허리를 받쳐줘 피로감을 덜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기능성의자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은 어느 곳에서도 시행되고 있지 않았으며 KS 기준조차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그 기능성을 공적인 기관에서 확인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 기능성 의자, '맹신'은 금물
이에 대다수의 전문의들은 기능성의자가 의약외품으로 지정돼 있는것도 아닌만큼 무조건의 신뢰는 금물이라고 주의한다.
물론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에 맞춰져 의자를 옆에서 봤을 때 앞쪽으로 휘어져 있는 의자는 다른 평범한 의자에 비해 피로감을 덜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조 교수는 "의자에 앉았을때 자세를 유지함에 있어 일반의자는 근육의 힘이 들어가지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의자는 근육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줘 오래 앉아 있는 직업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의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이런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의 의자라 하더라도 앉은 자세가 좋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기본적인 사실에 기인한다.
따라서 뒤쪽으로 엉덩이를 붙이고 편안히 기댄 상태에서 앉아 있는것이 가장 좋으며 30~50분 정도 앉은 후에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건강상 이득이라고 대다수 전문의들은 주장한다.
마이데일리 2008-06-22 11:22:12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0806221123057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