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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실버타운 고르기 <상> 건강, 집안일, 외로움 걱정 없으니 요즘 살맛 나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1. 4. 09:32
#1. 전직 교수였던 김모(67)씨는 최근 아내와 함께 큰 결심을 했다. 평생 살던 집을 떠나 실버타운으로 옮긴 것. 그의 마음을 바꿔놓은 것은 아내의 지병 때문이었다. 당뇨와 고혈압에 시달리는 아내는 수시로 병원을 들락거렸고, 그럴 때마다 식사수발과 집안의 궂은 일은 항상 그의 몫이었다. 그는 요즘 살맛이 난다.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아내는 훨씬 건강해졌고, 식사와 청소 등 집안 일에서 해방된 그는 자신만의 취미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2. 몇 년 전 상처를 했던 전직 고위 공무원인 박모(70)씨. 가사도우미를 써 생활에는 불편이 없었지만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이었다. 며칠에 한번 친구를 보는 것만으로는 허전함을 채울 수 없어 동네 경로당에 나갔지만 80대 이상 고령자가 많아 결국 발길을 돌렸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입주한 실버타운을 방문한 그는 생각을 바꿨다. '노인들만 모여 사는 어두운 곳'이라는 인식이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이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공동체'라는 생각으로 바뀐 것이다.

요즘 노년층에 실버타운이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독립적인 생활을 원하는 노년층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건강과 집안 관리.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병원과 연계된 의료지원과 호텔 수준의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립형 실버타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버타운의 서비스 내용과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독립적이면서 함께 어울리는 문화공간=10여 년 전만해도 실버타운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노인은 자녀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 실버타운 입주를 마치 시설에 맡겨진다고 생각한 것. 하지만 이젠 완전히 딴판이 됐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노인이 10명 중 6명(57.1%)꼴로, 2005년보다 7.7%포인트 상승했다. 따로 살고 싶은 노인은 편하고(35.6%), 독립생활이 가능하며(23.2%),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점(23.1%)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는 국토연구원의 '2007년 주거실태조사'에서도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의 70%가 “자녀와 따로 살고 싶다”고 답했고, 65세 미만 장년층의 경우엔 향후 노인이 되었을 때 자녀와 따로 살고 싶다는 비율이 82%로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특히 건강이 악화되거나 혼자 살면 실버타운 등 고령자 전용주거시설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고급화가 추세=최근 분양되는 실버타운은 시설과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최고급을 지향한다. 넓고 화려한 로비는 물론 침실 등 거주공간, 레스토랑, 수영장·피트니스 센터 등 레저시설이 호텔 수준이다. 심지어 영화관·노래방·당구장·뷰티숍·찜질방·게이트볼장이 있어 취미활동이 가능하고, 커뮤니티 홀 및 컴퓨터실·북카페도 갖춰 공동체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호텔과 다른 점은 안전시설이 강화됐다는 점. '정원속 궁전'의 이화진 사회복지사는 “문턱을 없애고, 손잡이를 곳곳에 설치하는 등 안전을 배려했고, 위치자동인식기, 중앙에서 제어하는 응급시스템 등을 갖춰 일반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하루 일과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사회복지사가 건강과 커뮤니티를 고려해 시간대별로 오락 및 교육, 체험 방문 등 프로그램을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실버타운은 의료기관과 연계돼 건강을 지속적으로 돌봐준다는 점이다. 시니어타워 강성재 본부장은 “매년 건강검진과 간단한 질환은 무료로 지원하고, 평소 다니던 병원은 기사와 간호사가 한팀이 돼 이송을 책임진다”고 말했다.

◆실버 타운 고르기=첫째 위치를 본다. 실버타운은 크게 전원형·도심형·도심 근교형으로 나뉜다. 가족이 자주 방문하거나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은 도심형이나 도심근교형이 좋다. 하지만 자연을 즐기는 사람에겐 전원형이 만족도가 높다.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이 편리해야 하고, 인근의 각종 편의시설을 본다.

둘째는 서비스 내용이다. 의료시설과의 연계성은 물론 식사·건강 프로그램 등을 꼼꼼히 챙긴다. 골든팰리스를 운영하는 세란병원 홍광표 원장은 “간호 서비스가 24시간 돌아가는지, 병원과 연계된 의료서비스가 가능한지, 종합검진과 신속한 응급구조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도 살필 것”을 당부했다. 입주한 사람의 취향과 입맛에 따라 당뇨식, 다이어트식 등 적절한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면 금상첨화. 여가활동과 관련해 운동·교육 프로그램, 동호회 운영 등 커뮤니티 서비스와 안전 시스템과 사생활 보호 등도 점검한다.

셋째는 운영 주체다. 운영업체가 부실하면 입주자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투자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 또 실제 사용 면적을 꼼꼼히 확인한다.

중앙일보  2008.11.04 03:32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8/11/03/323774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