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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뇌질환 환자 돌보기 <하>치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26. 10:18

"익숙한 과거 분위기로 만들어주는 배려를"


'야 ×××, 밥 안 주냐'는 말을 듣는 것은 그래도 참을 만하다. 거기서 더 나아가 '물먹는 하마'를 떡인 줄 알고 입에 넣거나, 콘센트에 젓가락을 넣는 단계에 이르면 치매 증세는 '움직이는 흉기'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실수가 축적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한, 일어나서는 안 될 실수가 이어진다. 숨어 있던 공격성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아무 곳에서나 옷을 벗고 거침없이 성적인 본성을 드러낸다. 가족을 당황하게 만든다.

·작은 실수에서 심각한 실수로 이어져

치매는 뇌질환의 일종으로 건망증과는 구별이 된다. 정상적인 지적 능력을 유지하던 사람이 뇌기능의 손상으로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초래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치매 발병률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65세 이상에서는 5~10%, 80세 이상에서는 30~40%에 이른다고 보고되고 있다. 치매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으로 50~60%를 차지한다. 그외에 혈관성 치매와 우울증, 약물, 알코올 및 화학물질 중독, 갑상선질환, 비타민 결핍증 등이 있다.

치매의 증상은 처음에는 건망증으로부터 시작해 시간, 장소를 이해하지 못하고 길을 잃거나 망상에 빠지고 남을 오해하는 일이 많다. 특히 최근의 기억 상실이 많고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중기로 진행되면 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본인도 거짓말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끊어진 기억의 필름을 연결하기 위해 말을 만들어 낸다. 또 상대방에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되며 환각, 망상 등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말기에는 자신의 이름, 출생지 등 단편적인 기억만 남아 있다. 더불어 가족들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고 음식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보행장애 등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건망증과 달라, 정확한 진단이 우선

치매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정확한 평가이다. 정말 치매 환자인지, 치매 환자라면 어떠한 종류의 증상을 보이는지, 원인이 무엇이며, 치료를 하면 호전될 수 있는 성질인지를 분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의 상태와 증세에 맞게 약물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벼운 치매가 있을 때에는 외래 등의 방문으로 본격적인 치매가 오기까지 약물치료로 시간을 지연시킨다. 그러다가 치매증세가 심해져 가족들이 더 이상 집에서 돌볼 상황이 못 되면 그때는 요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에서 입원치료를 할 수 있다.

집에 불을 지르는 등 돌출행동으로 주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거나 24시간 내내 보호자가 돌볼 상황이 못 되면 입원을 고려하게 된다.

치매 치료는 크게 인지장애 치료와 행동장애 치료로 대별된다. 인지기능과 연관해 병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진행을 둔화시키는 약물들이 최근에 개발되어 있다.

행동장애에 대한 약물치료는 다양하다. 우울증이 동반될 경우는 항우울제로 치료 가능하고, 불면증과 불안증은 항불안제를 사용한다. 난폭한 행동이나 치매로 인한 정신병 상태는 소량의 항정신병 약물이 도움이 된다.

치매 치료는 현재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불치병으로 인식되던 치매가 새로운 약물 개발로 진행을 늦출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다행이다.

치매 환자는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이 어려우므로 주위를 이미 익숙해진 물건과 과거의 분위기로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가족의 이해와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족불화와 이혼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도움말=침례병원 신경과 최정호 과장

부산일보 2009.06.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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