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실버관련/시니어소식, 정보

노인학대 2년새 2배…어르신들이 소리없이 울고 있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15. 15:30

가정에서 학대를 당하는 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유엔이 정한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을 맞아 서울특별시노인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노인학대 상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이 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상담건수는 총 1325건으로 2008년 같은 기간(1027건)에 비해 29.0%, 2007년 동기(686건)에 비해 93.1% 늘었다. 불과 2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1~5월 노인학대 신고건수도 2007년 126건, 2008년 155건, 2009년 237건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이 기관에 학대를 당했다고 피해를 신고한 노인수의 연도별 집계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뚜렷이 나타난다. 학대피해 신고를 한 노인수는 2007년 238명, 2008년에는 285명이었다. 2008년 피해노인 중 70대가 40.7%(116명)로 가장 많았고, 80대는 28.7%(82명), 90대는 10.2%(29명)로 나타났다. 피해 노인의 70%는 여성이었다.

비난, 모욕, 위협, 협박 등 언어 및 비언어적 행위를 통해 고통을 주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38%(252건)로 가장 많았고, 폭행을 하거나 흉기를 사용해 신체에 손상을 입히고 감금을 하는 신체적 학대가 28.2%(187건)로 나타났다. 의식주나 병원 치료 등을 제공하지 않는 방임 21.8%(145건), 경제적 학대가 9.5%(63)로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A(여·82)씨는 2009년 2월 아들 내외와 살던 집에서 나와 친구 집으로 향했다. 알코올중독인 아들과 며느리의 학대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옷 장사를 하던 아들 내외는 경기침체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2006년 A씨가 살던 임대아파트에 들어와 살았다. 아들 내외는 카드 빚으로 생활하며 술만 마셨고, 이를 나무라는 A씨에게 아들은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신체적 학대를 했다. 며느리는 목을 매거나 흉기로 자살하겠다고 남편을 협박하며 “어머니를 내쫓으라”고 성화였다. 3년이나 신체적, 언어·정서적 학대를 참으며 지낸 A씨는 결국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학대행위자의 10명 중 9명은 친족이었다. 아들(58.5%), 딸(15.7%), 며느리(11.8%)가 주로 학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배우자나 손자녀 등이 학대행위를 한 사례도 있었다.

문화일보 2009.06.15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9061501070827258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