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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더 무서운 식후 혈당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0. 21. 19:22

초기 당뇨병 환자들에게 식사 후 혈당 관리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식후 고혈당'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손호영 교수(가톨릭의대 내과학교실)는 세계적인 의학저널인`란셋(Lancet)`에 발표된 디코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유럽인 2만5364명을 대상으로 7.3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공복혈당이 정상이더라도 식후 혈당이 높을 경우 환자의 사망 위험도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초기 당뇨병 환자 A씨는 공복혈당이 110㎎/㎗ 이하였을 때 위험도는 1.0으로 정상이었지만 식후 혈당 위험도가 2.5로 나타났고 당뇨병이 어느 정도 진전된 환자 B씨는 공복혈당이 126㎎/㎗ 이상으로 위험도가 1.5였지만 식후 혈당 위험도가 2.5였다고 가정할 때 A씨가 B씨보다 더 위험하다는 얘기다.

그 이유로 손 교수는 "식후 혈당이 갑자기 높아지면 유해활성산소, 산화된 저밀도지단백(LDL), 니트로타이로신이 늘어나지만 이를 방어하는 기전이 약해져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한다"며 "이는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저하로 이어져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악화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은 탄수화물의 신진대사 장애로 혈당수치가 높고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설되는 상태로 인슐린의 생산과 분비, 이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미국 당뇨병학회가 진단한 당뇨병 기준은 공복혈당이 126㎎/㎗ 이상, 식후 2시간 후의 식후 혈당이 200㎎/㎗ 이상일 때를 말한다. 2005년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20~79세 인구 중 7.7%가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해마다 50만명의 환자가 새로 생기고 있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완치가 불가능하고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합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공복에서뿐만 아니라 식후 혈당도 측정해야 당뇨병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식후 혈당의 중요성은 아시아인 6817명을 대상으로 5년간 이뤄진 조사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공복혈당과 상관관계가 없지만 식후 고혈당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분이 비교적 많이 함유된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식후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됐다.

최동섭 고대안암병원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는 "초기 당뇨환자의 특징 중 하나는 공복혈당이 낮지만 식후 혈당이 높은 경우가 많아 공복시 측정 결과로만 당뇨병 진단을 놓치기 쉽다"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초기 당뇨 단계에서부터 약물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정택 경희의대 내분비내과 과장은 "식후 고혈당은 초기 당뇨환자나 당화혈색소가 높지 않은 환자(8% 이하)에게 있어서 당뇨 관리를 위한 중요한 조절 인자"라며 "적합한 당뇨치료제로는 식사 후 신속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후고혈당을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글리나이드 계열이 좋다"고 밝혔다.

당화혈색소(HbA1c)는 혈당이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와 결합한 비율로 3개월간의 혈당수치 척도다.

글리나이드 계열 약물은 현재 일본에서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미진하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일본의 경우 초기 당뇨 단계부터 병원을 찾아 적극적인 혈당 조절을 하지만 국내 당뇨환자들은 당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병을 키운 상태에서 병원을 찾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당뇨병 사망률은 일본의 2.5배에 달한다.

국내 병원은 당화혈색소가 8.5% 이상이면 강한 SU(설폰요소제) 계열 약물을 처방하거나 메트폴민과의 병합 요법을 처음부터 실시한다.

현재 메글리티나이드 계열 당뇨병 치료약으로는 글루패스트(중외제약) 등이 출시돼 있다.

김봉식 중외제약 상무(내과 전문의)는 "글루패스트는 식후 고혈당을 떨어뜨리는 능력이 가장 뛰어나고 가장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음식 섭취에 따른 혈당치를 조절하기 위해 식사하기 전 일정 시간에 맞춰 약을 복용하는 번거로움이 없이 식사할 때 함께 먹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2008.10.21 15:44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643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