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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막걸리' 마셨다면, 응급대처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8. 16:14
지난 6일 오전 순천에서 희망근로에 참가한 할머니 4명이 청산가리가 들어간 막걸리를 마시고 쓰러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영광 묘량면에서 일가족이 농약이 든 쌀밥을 지어먹고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2005년 6월에는 80대 할머니가 농약을 밀가루로 착각해 부침개를 만들었다가 이를 먹은 동네 주민들이 입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농약이 주변에 흔한 농촌지역에서는 농약을 섭취할 가능성이 크다. 도시지역에서도 석유류나 수면제, 화장실과 부엌 등에 있는 세척제나 표백제를 실수로 먹고 응급실로 가는 경우가 있다.
독극물을 모르고 마셨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말 것
증상에 관계없이 모든 중독환자는 반드시 가까운 응급실로 빠른 시간 내에 이송하는 것이 좋다. 이송 전, 마셨던 독극물을 억지로 토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석유는 휘발성이 있기 때문에 구토를 하면 폐로 흡인돼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욕실세척제 역시 병원에 가서 처치해야 한다. 욕실세척제는 약산이나 약염기로 이루어져 있어 독성이 아주 심하지는 않지만, 억지로 토하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의식이 없는 사람이나 염산, 양잿물, 석유류를 마셨을 경우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말고, 응급실로 갈 때 반드시 독극물 용기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 물이나 우유를 먹이지 말 것
먹은 약물이 어떤 것인지 확인이 안 되는 경우, 어떤 것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독극물을 마셨다고 물이나 우유를 먹여 희석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물이나 우유가 기도나 식도 중 어디로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억지로 마시게 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청산가리나 극독성이 있는 경우는 흡수가 빨라 일반적인 대처가 쉽지 않지만, 독성이 나중에 나타나는 약물들은 병원에 빨리 내원해 위세척이나 약물 흡착제로 치료할 수 있다.
◆ 무리하게 인공호흡을 하지 말 것
2006년 2월 독극물을 마시고 신음하던 할머니를 살리려고 손녀가 인공호흡을 했다가 할머니는 숨지고 손녀는 독극물에 중독되는 사고가 있었다. 할머니의 입 주위에 남아 있던 독극물이 인공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손녀의 입으로 들어가 중독된 것. 응급치료를 받은 손녀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무리한 인공호흡으로 또 다른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사건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응급 상황이 생길 경우, 무리하게 인공호흡을 시도하기보다 병원을 찾거나 119 구조대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기도 확보하고 응급실로 이송해야
환자의 의식이 떨어지는 경우, 입안의 이물질들이 기도를 막을 수 있다. 의식을 잃으면 혀에 의해서 기도가 막히기도 한다. 따라서 기도를 열어주기 위해서 자기 호흡이 있는 경우는 환자를 왼쪽으로 눕혀서 이물질이 옆으로 흘러나오게 해야 한다. 위 안에 있는 것들이 장으로 흡수되지 않도록 하면서 기도를 유지하려면 턱을 가볍게 들어주고, 목을 뒤로 젖히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 = 강형구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매일경제 2009.07.08 15:46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373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