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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가시, 맨밥 먹으면 내려간다? 오히려 더 깊게 박혀 위험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2. 15. 19:24
◇살짝 박혔을 땐 물 마시면 내려가
'식사하다가 목에 박힌 이물질은 맨밥을 씹지 않고 삼키면 빠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전혀 근거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한명월 교수는 "가시가 박힌 상태에서 다른 음식물을 삼키면 처음에 아무리 살짝 박혔더라도 반드시 더 깊숙하게 박힌다"며 "목에 박힌 이물질이 음식물에 쓸려서 빠져 내려가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제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흥업 교수는 "아주 살짝 박힌 이물질은 물 등 액체를 마시면 빠질 수 있지만, 고형(固型) 음식은 반드시 이물질을 더 깊이 박아 넣는다"고 말했다.
한명월 교수는 "생선가시 등 이물질이 목에 박히면 어른은 4%, 어린이는 7% 정도에서 염증이 생기거나 인두·식도벽에 천공·파열 등이 발생한다"며 "맨밥을 먹어서 가시를 내려보내는 등의 잘못된 대응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통증 위치 때문에 속쓰림과 헷갈려
저절로 빠지지 않는 이물질은 반드시 응급실에 가서 빼야 한다. 눈에 보이는 편도에 박혀 있으면 집게로 빼내면 된다. 편도 아랫부분인 인두에 걸리면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제거한다.
인두보다 밑에 있는 식도에 이물질이 박히면 목보다 가슴이 더 따끔거리기 때문에 통증이 생겨도 원인을 못 찾고 방치하다가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한편, 식도 중에서도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박힐수록 통증을 제대로 못 느낀다. 식도는 위장에 가까워질수록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가시가 박혀서 생기는 통증을 속쓰림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김흥업 교수는 "식도에 가시가 박힌 걸 모르고 방치하면 가시는 연동운동 때문에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데, 이런 상태가 1주일쯤 이어지면 식도가 뚫리는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식도에 천공이 생기면 세균이 심장이나 대동맥까지 퍼질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천공이 작고 농양이 없으면 금식시킨 뒤 항생제를 써서 치료한다. 드물지만 가슴을 절개해서 찢어진 부위를 꿰매고 농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pnh@chosun.com]
[이미진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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