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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뇌졸중 주의보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6. 09:57

ㆍ땀 많이 흘리면 혈액순환 장애…불쾌지수 높아져 혈압 상승

ㆍ구토·말더듬 등 전조증상땐 3시간내 전문병원으로 옮겨야


‘수은주가 내려가면 뇌졸중 위험도는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거나 일교차가 커지면 뇌혈관 수축이 일어나고 혈압이 올라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 초겨울에 접어들면 뇌졸중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기사들이 연이어 나오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더운 여름철에는 이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지는 분위기다. ‘추울 때 뇌졸중이 잘 오니까, 더울 때는 괜찮겠지’라는 단편적인 생각에서다.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뇌혈관질환 시범기관인 명지성모병원 허춘웅 원장은 “겨울이나 꽃샘추위 때 뇌졸중을 의심하는 내원자들이 많은데, 실제 뇌졸중 월별 사망통계를 살펴보면 1~2월과 11~12월, 3~6월, 7~10월 등 분기별로 큰 차이가 없다”며 “여름에도 뇌졸중 위험요인들이 많이 있으므로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가족력이나 고혈압이 있는 발병 위험군들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명지성모병원이 2006년 1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11월, 12월 겨울철 뇌졸중 환자는 405명, 2007년 6~8월 여름철 뇌졸중 환자는 456명으로 여름철에 뇌졸중 발생률이 더 많았다.

여름 뇌졸중 발병 위험 높이는 환경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여름 뇌졸중을 노리는 복병들이 많이 도사리고 있다.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 것인지 주위를 한 번 돌아보자.

△땀과 더위=뇌졸중 예방을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땀이다. 여름에는 기온이나 기압의 변화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이것이 혈액 속의 수분량을 감소시키고 혈액의 농도를 짙게 하기 때문에 혈액의 긴장도가 높아진다. 혈액의 긴장도가 높아지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뇌졸중의 주원인 중 하나인 혈전이 생기기 쉬운 혈관 속 환경을 조성하게 돼 위험하다. 또 체온조절을 하는 데 열량이 많이 소실되고 활동량이 늘어 힘이 떨어지면서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가는 것도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술과 흡연=휴가가 있는 여름철에는 생활습관이 불규칙해지기 쉽다. 날씨가 덥다보니 저녁에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휴가지 등에서 흡연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음주와 흡연이 뇌졸중 발병의 주원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흡연은 땀 등으로 배출돼 수분이 부족해 점도가 높아진 혈액을 더욱 쉽게 응고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술 역시 위험하다. 더워서, 휴가라서, 잠이 안와서 한두 잔씩 하는 음주가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용량을 감소시키는 등 뇌손상을 입힐 수 있다.

△에어컨과 찬물 샤워=에어컨 보급률이 높아지고 이제 실내 어디를 가나 거의 에어컨이 있다. 쾌적하고 시원하지만 실내외 온도차이가 5도 이상 될 경우에는 급격한 체온변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위험하다. 평소 고혈압 등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이 덥다고 찬물로 샤워를 하면 급격한 체온변화로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습도가 높고 더운 여름에는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특히 더운 여름 밤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 지수는 더 높아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도 상승시켜 동맥경화가 일어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최근 늘어나는 30·40대 뇌졸중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위도 잡고 여름 뇌졸중도 잡고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3시간 안에 가까운 전문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MRI를 통해 본 뇌경색.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여름 뇌졸중을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을까. 여름에는 적어도 하루 1~2ℓ의 물을 마셔 혈액 순환을 도와야 한다. 소화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이들은 많은 수분 섭취를 부담스러워 하는데 식전보다 식후 30분 정도 지나서부터 한두 모금씩 자주 마시는 방법을 시도해 보면 부담이 덜어진다. 혈액이 탁해져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의와의 상의 아래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혈액을 묽게 해 도움이 된다.

실내 온도는 너무 낮추지 말고, 갑자기 추운 곳에 들어갈 것에 대비해 얇은 겉옷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긴장된 근육과 혈액을 이완시키기 위해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은 숙면을 도와 열대야를 극복하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시원한 곳에서의 운동, 명상 등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다스리는 방법도 바람직하다. 체온유지를 위해 우리 몸이 열량을 많이 소모해 체력이 약해지기 쉬우므로 노약자의 경우 각별히 영양상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렇게 예방에 주력했는데도 갑자기 말이 어눌해진다거나, 신체 한 쪽을 쓸 수 없다거나, 한쪽 눈이나 양쪽 눈에 이상이 생겨 물체가 잘 보이지 않거나 두 개로 보인다면, 또 갑자기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린다든지, 갑자기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면서 말을 더듬고 문장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면 빨리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극심한 두통이나 어지러움, 이명, 구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명지성모병원 허춘웅 원장은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고, 1분에 190만개의 뇌세포가 죽기 때문에 뇌졸중 치료의 성공 여부는 시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평상시 뇌졸중의 전조증상이 어떠한지를 숙지해 놓고,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가까운 전문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여름 뇌졸중 예방 생활수칙

● 술과 담배는 과감히 줄이거나 끊는다.

● 물을 하루에 1~2ℓ씩 마신다.

● 찬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다.

● 더위를 다스릴 수 있는 오이, 토마토 등을 자주 섭취한다.

● 잠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숙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줄인다.

●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한다.



경항신문 2009.08.05 17:43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908051743205&code=9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