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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 영양제라고? 약으로 드세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9. 29. 10:18


'비타민 C, 영양제가 아닌 치료제로 불러주세요'. 25일 한국식품과학회가 주최한 '제1회 비타민 C 국제 심포지엄'에서 내린 결론이다. 의·약·영양계 300여 명의 전문가와 국내외 석학이 참석한 심포지엄에선 새로 밝혀진 비타민 C의 효능과 임상치료 사례들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가장 경제적이면서 부작용 없는 영양제의 변신을 예고한 것.

◆막힌 혈관에=비타민 C가 혈관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는 비타민 C의 항산화 효과 때문. 혈관내피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전(피떡)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비타민 C가 뇌졸중이나 심장발작 유병률을 줄이고, 동맥경화나 고혈압을 예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비타민 C를 4주 동안 투여한 결과 혈압이 9% 떨어졌다는 논문도 있다. 이때 환자가 하루 섭취한 비타민 C의 양은 500㎎.

이날 싱가포르 파티마 라티프 박사는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밝혔다. 그는 “산화된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축적으로 동맥경화가 야기된다”며 “비타민 C의 항산화 기능이 동맥경화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혈중 비타민 C 농도가 높은 사람에게서 당뇨병 위험이 감소됐다는 연구결과도 인용했다.

◆암 치료 보조제로=비타민 C는 이미 다양한 암환자에게 고용량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 연구에선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갱년기 이전 여성에게 하루 205㎎의 비타민C를 섭취시킨 결과, 70㎎을 복용한 그룹보다 유방암 발생위험이 63%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량이 하루 86㎎까진 영향이 없지만, 하루 섭취량이 110㎎ 이상이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다.

심포지엄에서 가톨릭의대 염창환 교수는 비타민 C 요법의 다양한 암 치료 성적을 발표했다. 39명의 암환자에게 항암제와 병행해 보니 11명에서 확실한 효과(암덩어리가 줄어듦)를, 18명에선 효과(구토·통증 등 증상 완화)를, 나머지에선 효과가 없었다. 반면 비타민 C를 단독 투여한 암환자 70명에선 70%가 효과가 없었다. 염 교수는 “대체 또는 보조치료의 가치가 있다”며 “비타민 C는 이제 영양제가 아닌 약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력도 높인다=동물은 사람과 달리 비타민 C를 체내에서 합성한다. 굳이 챙겨 먹지 않더라도 비타민 C 결핍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서울대의대 강재승 교수는 쥐에서 비타민 C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조직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체중감소뿐 아니라 간·비장·신장·심장과 같은 장기의 무게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그는 또 비타민 C 합성 능력이 없는 쥐에게 급성간염을 유발하게 한 뒤 비타민 C를 투여했다. 강 교수는 “실험 결과 간 손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었으며, 이는 비타민 C가 간에서의 염증반응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효과적인 복용법=비타민 C는 구강·위·소장 등 소화기 점막을 통해 흡수된다. 보통 30분 뒤 최고 혈중농도에 도달하고, 4시간 뒤엔 소변과 호흡기를 통해 체외로 배설된다. 또 비타민 C는 1회 투여량이 많을수록 흡수율이 떨어진다. 250㎎을 섭취했을 때는 80%가, 2000㎎에선 50%밖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 개인에 따라 흡수율도 다르다. 하루 1000㎎도 채 흡수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만㎎ 이상을 흡수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 장내성 한계라고 한다.

그렇다면 비타민 C 적정 섭취량은? 정답은 없다. 전문가들 의견도 편차가 심한다. 우선 일상적인 식사를 한다면 하루 식품에서 섭취하는 양이 2300㎎, 비타민 C가 듬뿍 든 채식 위주라면 1만㎎을 상회할 수도 있다. 이 정도면 권장량을 훨씬 넘어선다. 하지만 흡연자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 또 질병을 예방하는 차원이라면 비타민 C의 용량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타민 C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배설되는 시간을 고려해 여러 차례로 나눠 복용한다.

비타민 C의 의학적 효능

- 괴혈병: 부족하면 출혈, 발적, 탈모 등 각종 증상 나타남

- 심혈관계 질환: 항산화 효과로 혈관내피 기능 향상, 혈전 형성 억제. 뇌졸중·심장발작·동맥경화 등 예방

- 암: 고단위 섭취로 구강·목·식도·위·직장·폐암 발생 감소

- 백내장: 수정체에 비타민 C의 농도가 떨어지면 백내장 위험 증가

- 치매: 뇌세포를 파괴하는 유해산소의 공격 막아줌

- 감기: 면역력 높여 감기 바이러스 증식 억제

- 흡연 및 스트레스: 비타민 C 파괴 및 대량 소모. 보충하면 면역세포와 면역글로불린 농도 높여

- 운동: 운동에 의한 세포의 노화 등 산화 작용을 차단

중앙일보 2008.09.29 08:31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8/09/29/32086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