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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엔 밴드? 공기 통하게 해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9. 9. 14:33


 넘어져서 팔꿈치나 무릎에 상처가 난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쯤 있다.

상처가 나면 빨간 약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상처 부위를 솜이나 거즈로 감싼 뒤 '지혈한다'며 엄지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광경도 흔히 본다. 진물이 흐르면 일단 씻고 보는 사람도 허다하다. 딱지를 지저분하다고 여겨 일부러 떼어내는 사람도 있다. 상처 후의 이런 행동은 현명한 일일까? 상처 치유와 관련된 일곱 가지 궁금증을 풀어보자.

빨간약 지금도 있나 빨간약(머큐로크롬)은 1919년 첫선을 보인 뒤 상처 하면 먼저 떠오르는 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 수은의 유해성 탓이다. 83년 일본 의사들에 의해 이 약을 바른 일부 예민한 사람에게 가려움증·발진 등 수은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소독약 자주 바를수록 좋은가 소독약의 대명사는 옥도정기(포비돈 요오드 액)와 과산화수소다. 포비돈은 상처 주변의 이물을 완전히 제거한 뒤 바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상처 부위에 바른 뒤엔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연고를 그 위에 바르면 두 약이 뭉쳐진다. 그러면 포비돈의 상처 보호(코팅) 효과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상처의 깊이가 깊지 않고 감염 우려가 크지 않을 때는 소독약을 한 번만 발라도 충분하다. 고대 의대 안산병원 피부과 김일환 교수는 “감염 걱정 때문에 소독약을 반복 사용하면 상처가 아물면서 생성되는 세포까지 파괴된다”며 “소독약을 자주 바르면 상처 치료가 늦어진다”고 소개했다. 소독약 다음엔 연고를 바르는 것이 바른 순서다.

솜으로 상처를 감싸는 것이 상처 치유를 돕나 상처 부위에선 피와 진물이 나온다. 이때 솜(또는 거즈)으로 상처를 감싼 뒤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 솜이 피와 진물을 빨아들여 솜이 피부에 달라 붙는다. 나중에 솜을 떼내면 재생 중이던 피부까지 떨어져 나간다. 솜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처럼 솜으로 상처를 감싸는 행위는 상처 치유를 지연시킬 뿐이다.

상처 부위를 물로 씻으면 감염 위험이 높아지나 그 반대다. 감염을 막기 위해선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깨끗이 씻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세척만으로도 어느 정도 소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처가 작다면 밴드·거즈를 사용하기보다는 자연 노출시키는 것이 치료에 유리하다.

분당차병원 피부과 윤문수 교수는 “상처 부위가 심하게 부어오르거나 열이 나거나 통증이 심해지거나 고름·진물이 많이 흐른다면 2차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2차 감염은 흉터나 전신적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진물은 닦아내야 하나 상처가 생기면 피부는 유해 세균을 죽이고 피부를 재생시키는 '방어군'을 출동시킨다. 이것이 바로 진물이다. 진물엔 세균을 죽이는 백혈구와 피부 세포 재생을 돕는 성장인자가 들어 있다. 따라서 진물을 더럽게 생각해 닦아낸다면 2차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상처는 축축한 환경에서 더 잘 아문다. 습윤 드레싱(습윤 밴드)은 상처의 진물을 유지해 피부 세포가 잘 재생되도록 돕는 밴드다. 최근엔 기존의 습윤 밴드에 연고 성분을 바른 상처 치료 겸용 습윤 밴드도 나왔다. 습윤 밴드는 상처를 씻고 물기를 제거한 뒤 사용해야 한다. 매일 갈아주는 것보다는 제품 설명서에 표시된 교환 주기(3∼5일)를 따르는 것이 좋다.

딱지는 떼는 것이 유익한가 상처가 아물면서 생기는 것이 딱지다. 딱지는 상처를 감염으로부터 차단하는 등 고마운 존재다. 떼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어린이가 일부러 떼면 2차 감염에 이은 흉터가 잘 생긴다. 그러나 딱지 주변에서 고름이 나온다면 떼내는 것이 낫다. 이때 하이드로겔 성분의 습윤 밴드(마데카솔 플러스 밴드 등)를 붙여 딱지를 녹이는 것이 요령이다. 생리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적신 거즈를 딱지에 갖다 댄 뒤 딱지가 말랑말랑해지면 떼내는 방법도 있다. 딱지를 떼낸 부위엔 연고를 골고루 얇게 발라준다.

흉터를 없애는 비결이 있나 일반적으로 상처는 6∼8주가 지나면 거의 아문다. 그렇다고 안심은 아직 이르다. 피부 안쪽에 있는 '속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처가 난 뒤 6개월까지는 피부 밑에서 콜라겐이 계속 생성된다. 또 피부 조직이 고르게 배열되도록 세포 활동이 끊임없이 이뤄진다. 이런 시기(성숙 단계)를 거쳐야 피부가 완벽하게 재생된다. 성숙 단계까지는 새살을 빠르게 돋게 하는 '마데카솔 연고' 등 상처 치료제가 유용하다. 그 이후엔 '시카케어'·'콘트락투벡스'(흉터 전문 치료제) 등을 6개월 이상 사용하면 작은 흉터는 지울 수 있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는 “가벼운 상처라도 방치하지 말고 연고를 꾸준히 발라주는 것이 흉터를 막는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중앙일보  2008.09.09 04:00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8/09/08/31947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