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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과거엔 ‘난치병’이었지만 지금은 ‘만성병’이죠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7. 29. 09:17
국민 네 명 중 한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사망원인 1위) 병, 현대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환자 수가 날로 증가하는 병, 한 번 걸려 치료받은 사람이 또다시 걸릴 확률도 높은 병- 바로 암의 정체다. 그렇다면 21세기 현대의학은 암을 어떻게 규정할까? 이 질문에 흔히 난치병을 떠올린다. 하지만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선뜻 '만성병'이란 해답을 제시한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환자의 3분의 1은 건강한 습관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3분의 1은 조기 발견으로 완치되며, 남은 3분의 1도 첨단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성공율 높이는 표적치료제 난치성 암을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탈바꿈 시킨 1등 공신은 표적 치료제다. 서울대 혈액종양내과 윤성수 교수는“기존의 항암치료는 암세포와 정상세포 모두를 파괴시켜 치료 부작용이 컸던 반면 암 발생과 성장에 관여하는 분자만을 골라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는 비교적 암세포만을 골라 공격해 치료 부작용이 적다”고 들려준다.
현재 임상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는 암 세포를 증식시키는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약과, 암 세포의 급성장을 돕는 신생 혈관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크게 대별된다.
◇폐암 및 골수성 백혈병 치료율 급진전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대표적인 난치성 암이다. 하지만 현재 폐암 환자 5년 생존율은 평균 12.6%, 수술을 받은 경우엔 50%를 웃돈다.
삼성서울병원 폐암 센터장 박근칠 교수는 “폐암의 경우 2002년 도입된 이레사, 2005년 도입된 탈세바 등의 표적 치료제는 기존의 항암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특히 여성이나 비흡연자에서 좋은 효과를 본다”며 “탈모·구토·설사·백혈구 감소 등 기존의 항암제에서 나타났던 부작용도 월등히 줄었다”고 설명한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희망 치료제 글리벡 역시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티로신 키나제 활성을 억제시키는 대표적인 표적 항암제다. 글리벡이 나오면서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는 불치가 아닌 암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만성병 환자가 됐다. 이밖에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전이성 대장암 등에 사용되는 얼비툭스나 아바스틴, 신장암 치료제 수텐 등이 모두 표적치료제다.
◇신기술과 개인별 맞춤 치료 기존의 수술치료는 물론 절개술이 힘든 부위의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감마 나이프, 로봇 사이버 나이프, 양성자치료 등 첨단 기기 발전도 생존률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는 난치성 암 치료에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5년 생존율 약 10%인 간암의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절제술, 암세포의 영양 공급을 차단하는 색전술, 고열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고주파 온열치료, 암세포에 알코올을 주입하는 경피적 에타놀 주입술, 간이식 등 다양하다.
특히 암 덩어리만을 가위로 오려내듯 정밀하게 조사하는 사이버 나이프는 방사선 치료의 성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이 만성화할수록 치료법 못지않게 환자의 지속적인 극복 의지도 중요하다.
이진수 원장은“암 환자는 평균 생존율에 연연하지 말고,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실 특정 암에 대한 5년 평균 생존율이 10%라도 개인의 입장에선 결과는 생존 아니면 사망이기 때문에 환자는 최고 수준의 암치료를 받는다는 확신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암 치료 후에도 예방수칙 지켜야 암은 안걸리는 게 최선이다. 따라서 평상시 온가족이 암예방 수칙을 생활화 해야 한다.
이는 건강인은 물론 암을 치료받고 극복한 사람에게도 해당된다. 실제 국립암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치료 후 생존자가 다시 2차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2.3배 높고 특히 흡연·비만·당뇨병은 암 생존자의 2차암 발생을 높이는 3대 요인이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중앙일보 2008.07.29 00:47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8/07/29/316826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