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실버관련/기타
어려운 IT용어 알기 쉽게 바꾼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2. 20:28
“로밍 시에는 서비스 커버리지와 세팅을 확인해야 해요.”
지난달 휴대전화를 바꾸기 위해 한 통신사 대리점을 찾은 김현아씨(30·여·회사원)는 점원의 이런 설명을 듣고 어리둥절해졌다. 설명을 몇차례 더 들은 뒤에야 김씨는 이 말이 ‘로밍할 경우에는 서비스 가능 지역과 설정을 확인해야 된다’는 뜻임을 알았다.
김씨는 “저처럼 젊은 세대들도 이해하기 힘든데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어떻게 알아 듣겠느냐”고 반문했다.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애프터서비스를 받으러 갔을 때 낯설고 어려운 전문 용어 때문에 당황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이처럼 어렵고 외래어투성이인 통신용어를 바로잡기 위해 통신업체가 직접 나섰다.
SK텔레콤은 고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전문용어나 외래어를 알기 쉬운 단어로 바꾸는 ‘쉽게 말해요’ 캠페인을 전 사원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다른 업계와 비교해 전문 용어가 많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기업이 먼저 용어 순화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14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작된 ‘쉽게 말해요’ 캠페인은 전문 용어와 한자, 영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2~3개의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경우 표준어로 통일하는 작업이다. SK텔레콤은 새로운 통신용어들은 외부 전문가의 감수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로 순화했다. 직영점이나 대리점, 서비스센터 등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공간에서는 현재 바뀐 용어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망내 통화료’는 ‘SK텔레콤 고객 간 통화료’, ‘발신’은 ‘보내기’, ‘수신자’는 ‘상대방’으로 순화했다. ‘상한’은 ‘사용한도’, ‘스트리밍’은 ‘다운로드 동시 재생’, ‘회선’은 ‘번호’로 바꾸기로 했다.
한자어와 영어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지’는 ‘안내’, ‘내방’은 ‘방문’, ‘세팅’은 ‘설정’, ‘소진’은 ‘다 쓴’, ‘승계’는 ‘이어받다’, ‘익월’은 ‘다음 달’, ‘커버리지’는 ‘가능 지역’, ‘CS’는 ‘고객센터’ 등으로 변경됐다.
이 밖에 ‘가입자’와 ‘가입고객’은 ‘가입고객’으로, ‘단말기·모바일·이동전화·휴대폰’은 ‘휴대폰’으로, ‘멤버십포인트·할인한도’는 ‘할인한도’로, ‘화상통화·영상통화’는 ‘영상통화’로 통일했다.
예컨대 ‘타 요금제로 변경시 기존 혜택 승계 불가합니다’는 ‘다른 요금제로 바꿀 경우 이전의 혜택은 이어받을 수 없습니다’로 바뀌게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개발되는 새로운 기술도 쉬운 용어나 순수한 우리말로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11021740115&code=93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