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이만 입맛을 잃는 게 아니에요!"
이 씨가 겪고 있는 증상은 ‘약물에 의한 미각장애’. 일종의 약물 부작용이다.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등의 약제 복용 시, 약이 몸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미각세포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연’의 소모가 심해져 입맛을 잃게 된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신경계에 작용하는 항생제들이 미각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약을 복용하는 10명 중에 3~5명 정도에서 이러한 미각장애가 나타나는 데 경우에 따라서는 한 번만 먹어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약물 복용에 미각세포는 괴롭다"
미각은 ‘미뢰’라고 하는 맛봉오리(taste bud)에서 느끼는 감각이다. 미뢰는 혀에 있는 작은 돌기 형태의 유두 속에 있다. 음식물이 입 안으로 들어오면 미뢰 속에 있는 미세포에서 맛의 정보를 전기신호로 바꿔 미각신경을 통해 대뇌피질의 미각중추로 보낸다. 이 미세포는 약 10일 정도의 평균수명을 갖고 있으며 계속 재생된다. 따라서 약물 복용으로 인해 아연이 부족하게 되면 미세포의 재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입맛이 둔해지게 된다.미각장애가 생기면 식욕이 없어 제대로 된 영양섭취를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노화로 인한 식욕감퇴에 약물로 인한 미각장애까지 겹치면 식사를 거르기 쉽다. 또는 맛을 잘 느끼지 못해 염분이나 당분을 지나치게 섭취, 생활습관 병을 얻기도 한다.
▲ 아연 섭취 등 영양 공급으로 해결해야
입맛을 되찾고 건강을 지키려면 제대로 된 영양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하루 15mg정도의 적절한 아연을 섭취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아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굴 △소라 △가리비 △말린 오징어 △육류의 간 △현미 △대부 △참깨 △아몬드 등이다. 이런 식품을 가볍게 요리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설탕이나 소금을 과다 섭취 할 수 있으므로 식초 등의 다른 향신료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미각은 경험과 학습의 큰 영향을 받는다. 못 먹던 음식이라도 자꾸 먹다보면 우리 몸은 새로운 맛의 균형을 찾게 된다.
조 교수는 “입맛이 변하는 중간 단계에서는 식욕과 상관없이 억지로라도 먹어야 추후 맛에 대한 균형도 찾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강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입맛을 지키는 방법이다. 실제로 대한구강내과학회지에서 발표된 양치질과 미각에 대한 상관관계 조사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2회 이상 양치질을 하는 사람이 2회 미만인 사람보다 미각 기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강염증이나 구강건조증이 생기면 세균과 곰팡이가 미각세포에 침범해 미각 감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태경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를 자주 닦고, 구강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면서 음식을 먹을 때는 침 분비가 증가되도록 오래 씹어 먹는 것이 미각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09.09.09 18:58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475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