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선물받은 와인, "얼마짜리?" 알아내는 법
와인을 선물 받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한 건 ‘나한테 선물로 들어온 와인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더 솔직하게는 ‘이 와인은 과연 얼마짜리일까?’가 아닐까. 와인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 조상덕 차장은 “추석 등 명절이 지나면 와인 가격을 묻는 전화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 와인병 라벨로 가늠하기
선물 받은 와인의 가치 혹은 가격을 알아보려면 우선 와인병에 붙은 라벨을 본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와인의 품질을 관리한다. 대표적인 것이 프랑스의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ol e’의 약자. ‘원산지 통제 호칭법’ 정도로 번역된다. 프랑스 전체 와인 생산량의 35%쯤을 차지한다.
라벨을 보면 ‘d’Origine’ 자리에 ‘M doc’ ‘Saint Emilion’ 같은 지역 이름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Appellation Medoc Control e’ 식이다. 한국에서 선물용으로 유통되는 와인은 대개 A.O.C. 등급에 속한다.
A.O.C 밑으로는 V.D.Q.S.(Vin Delimite de Qualite Superieur) 등급이 있으나, 이 등급에 속한 와인은 거의 없다. 이어 V.D.P.(Vin de Pays·지역명 표시 와인), V.D.T.(Vin de Table·테이블 와인)가 있지만, 한국에서 선물용으로 유통되는 와인 중에서는 찾기 어렵다.
보르도(Bordeaux) 지방의 A.O.C. 와인은 등급체계가 더 있다. 1855년 나폴레옹 3세가 61개 ‘훌륭한 포도밭(그랑 크뤼·grand cru)’의 등급을 5단계로 매겼다. <표 참조> 그랑 크뤼는 한국에서 흔히 ‘특급’으로 통한다.
이탈리아 와인은 크게 ‘D.O.C.G.’ ‘D.O.C.’ ‘I.G.T.’ ‘V.D.T.’ 4등급으로 나뉜다.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는 정부에서 품질을 보증하는 최상급 와인이란 뜻이다.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는 원산지 통제를 받는 원산지에서 생산한 와인이란 뜻이고,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는 프랑스의 V.D.P., V.D.T.(Vino da Tavola)는 V.D.T에 해당한다. D.O.C.G.나 D.O.C. 정도면 괜찮은 와인으로 본다.
◆ 인터넷으로 확인하기
선물 받은 와인에 대해 더 자세하게 ‘뒷조사’ 하려면 인터넷을 뒤진다. 뒤진달 것도 없다.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와인수입사에서 제공하는 와인 정보가 쏟아진다. 조심할 점은 어떻게 한글로 입력하느냐 여부. 외래어 표준 표기법대로 입력해 검색하면 수입사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뜨지 않거나 정보의 양이 적다. 수입사에서 등록한대로 입력해야 한다. 흔히 ‘백(back)라벨’이라고 하는, 와인수입사에서 와인병 뒤쪽에 붙이는 한글 라벨에 나와있다. 예를 들면, 표준 표기법대로 ‘1865 카베르네 소비뇽(칠레)’으로 입력하면 수입사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뜨지 않는다. 백라벨에 표기된대로, ‘1865 까베르네 쇼비뇽’으로 입력해야 한다.
◆ 가장 빠르고 쉬운 건 전화
빠르고 쉽기는 역시 전화 따라올 수 없다. 백라벨에 적힌 수입사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인터넷을 이용한다. 수입사들은 대개 자사 홈페이지를 운영한다. 백라벨에 홈페이지 주소를 표기한 경우가 많다. 해당 수입사 와인에 대한 정보가 자세하게 나온다. 와인 전문 사이트도 있다. ‘와인21닷컴(www.wine21.com)’과 ‘와인파인터(www.winefinder.co.kr)’가 대표적이다. 와인21닷컴은 국내 최대 와인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했다. 업데이트가 약간 늦다. 와인잡지 ‘와인 리뷰(Wine Review)’에서 운영하는 와인파인터는 ‘○○만원대’로 나와 정확한 가격 확인은 어렵지만, 와인 리뷰는 물론 미국 와인지 ‘와인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와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der)의 평가와 평점을 소개한다.
◆ 와인 환불·반품하려면?
선물 받은 와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환불하고 싶다? 힘들다. 와인수입사에서는 반품을 받지 않는다. 조상덕 차장은 “선물한 분이 와인을 구입한 매장에서만 환불 가능하고, 그것도 영수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 로고가 찍힌 와인선물 포장지를 들고 해당 백화점에 가면 영수증 없어도 와인을 교환·환불해준다”는 말도 있다. 한 백화점 와인구매 담당자는 “구매했다는 증빙 자료가 없으면 교환이나 환불은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는 있다”고 말했다. “배달할 때 선물 받으실 분 즉 수령인 이름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와인을 들고 매장에 오셔서 기록에 남겨진 수령인이 본인임을 확인해주시면 교환이 가능합니다. 확인되지 않는데도 억지를 부리는 고객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해 드리기도 합니다. 현금으로 환불해드리지는 않고, 다른 와인과 교환해드리거나 백화점 상품권을 드립니다. 하지만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저희가 판매하지 않는 와인은 교환·환불이 안됩니다.”
와인은 그늘지고 습하고 서늘한 장소에 보관한다. 온도보다 더 중요한 건 일교차가 가능한 적은 곳이 좋다는 점이다. 와인투자 컨설팅 ‘비노킴즈’ 대표이사 조정용씨는 “아파트라면 서북향 다용도실이나 옷방, 가스렌지에서 떨어진 부엌 찬장에 보관이 그나마 낫다”고 말했다. 와인냉장고 등 와인을 제대로 보관할 곳이 없다면 가능한 빨리 마셔버리는 편이 낫다.
프랑스 와인 등급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 e)=최상급 와인
V.D.Q.S.(Vin Delimite de Qualit Superieur)=상급 와인
V.D.P.(Vin de Pays)=중급 와인
V.D.T.(Vin de Table)=하급 와인
이탈리아 와인 등급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최상급 와인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상급 와인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중급 와인
V.D.T.(Vino da Tavola)=하급 와인 2008.09.18 08:48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9/17/200809170140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