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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 쑤시는 속쓰림, 스트레스가 주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7. 9. 10:58
소화기내과를 찾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속쓰림이다. 속쓰림은 위산이 위 점막에 닿아서 생기는 증상. 정상 상태라면 위 점액(粘液)이 점막을 감싸고 있어 위산이 점막에 닿지 않는데, 점액이 감소하거나 위산분비가 증가하면 위산이 점막에 닿아 속 쓰림을 느끼게 된다.
속쓰림 증상이 계속되면 위염이나 위궤양, 심지어 위암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무 병도 없는데 속쓰림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로 2004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이 속쓰림을 호소하는 외래 환자 200명을 조사한 결과, 비(非) 궤양성 소화불량증 환자가 63.4%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역류성 식도질환 27%, 소화성 궤양 8.1%, 위암 1.5%였다. 김 교수는 "비 궤양성 소화불량증은 위에 특별한 손상은 없지만 위의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스트레스, 자극적인 음식, 술·담배, 약물 등이 원인이다"고 말했다.
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스트레스다. 위는 다른 장기(臟器)에 비해 특히 스트레스에 민감한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위산 분비가 촉진된다. 또 갑자기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으면 심장과 근육의 운동은 증가하는 반면, 당장 생명과 관계가 적은 위장관 운동은 저하돼 속쓰림, 소화불량 증상 등이 나타난다.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는 "위 점막이 손상을 입어 속쓰림을 느끼더라도 48시간 이내에 점막이 재생되면서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 보통"이라며 "그러나 스트레스에 의해 일시적으로 위 점막 재생능력이 저하되면 속쓰림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음식도 문제가 된다. 위산분비를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음식은 커피, 청량음료, 고춧가루·마늘·겨자 등 양념류다.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전훈재 교수는 "그러나 같은 비빔냉면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반면 어떤 사람은 속쓰림 때문에 고생할 수 있는 것처럼 자극적인 음식이라도 사람마다 속쓰림을 유발하는 정도가 다르다"며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위를 자극해 신물이 올라오거나 속이 쓰리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알코올은 위 점액층을 손상시키며, 흡연은 위산 분비를 증가 시킬 뿐 아니라 췌장의 중탄산염 분비를 억제해 위산의 중화를 방해함으로써 속쓰림을 유발한다.
아스피린, 진통소염제, 항생제 등도 위 점액층을 손상시켜 속쓰림을 유발한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주로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한가지 이상의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서 속쓰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약물로 인한 속쓰림 증상이 계속되면 위 점막 출혈, 위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특별한 원인 없이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할 경우 위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속쓰림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아침식사 직전에 속쓰림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침은 저녁을 먹고 평균적으로 12시간이 지난 시점에 먹기 때문이다.
따라서 속쓰림 증상이 있는 사람은 속쓰림의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하고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의사들은 경우에 따라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맵고 짠 음식을 줄이고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도 삼가고 과식도 피해야 한다.
또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하고 술과 커피도 줄여야 한다. 아스피린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사용으로 속쓰림이 유발된 경우에는 속쓰림 증상을 완화하는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기존 약물에 위산 억제제를 함께 쓴다.
조주영 교수는 "속쓰림 증상은 밥 먹는 습관과도 관련이 있다"며 "평소에 제대로 씹어 천천히 먹고, 자기 전에 먹지 말고, 식사 후 물을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8.07.08 16:00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7/08/20080708011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