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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알츠하이머성 치매... 엉뚱한 질병이 녹내장 일으킨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26. 19:16
녹내장은 보통 안압이 올라가거나 시신경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생긴다. 다른 이유 없이 발병하는 1차성 녹내장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엉뚱한 질병이 녹내장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잖다.
▷거짓비늘증후군거짓비늘증후군이 생기면 30~60%는 녹내장으로 진행한다. 거짓비늘증후군이란 수정체 표면이 비늘처럼 벗겨지거나 홍채에 흰 물질이 쌓여서 안압이 높아지거나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병이다. 서울대병원 안과 박기호 교수는 "거짓비늘증후군 때문에 생긴 녹내장은 일반적인 녹내장보다 진행이 빠르고 안압이 더 올라간다"며 "아시아에서는 특히 우리나라에 이 병이 많은 편이며, 유병률은 1% 내외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거짓비늘증후군이 있으면 앞이 뿌옇게 보이면서 눈이 충혈되고 두통이 생긴다. 50세 이상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안과에서 세극 등 현미경으로 안구 표면을 검사해 봐야 한다. 박 교수는 "거짓비늘증후군이 녹내장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막는 근본적인 방법은 없지만, 안압을 낮추는 약물을 써서 녹내장 발병을 최대한 억제한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위장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녹내장 위험도 높인다. 박기호 교수팀은 성인 1220명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보균자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녹내장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 그룹의 녹내장 발병률은 10.2%로 정상 그룹(5.9%)보다 높았다. 박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면 염증 반응과 혈관을 수축하는 물질의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시신경 주위 혈관의 혈류량이 줄어들어 녹내장 위험이 커진다"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40대 이상은 매년 한 번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있으면 녹내장 발병 위험이 7배 높아진다. 누네안과병원 홍영재 원장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녹내장은 나이가 들고 신경이 퇴화하면서 발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뇌 조직을 손상시키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눈의 신경세포까지 손상시키기 때문에 치매가 오면 녹내장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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