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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 탓 ... 소주·설탕 빼고 다 올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1. 7. 09:32


장바구니 물가가 꺾일 줄 모른다. 최근 햄과 바나나 값이 많이 올랐다. 환율 탓이다. 고추장·참기름 등 조미료 값도 10% 정도 뛰었다. 지난 1년 새 먹거리 가격 변동폭은 더 크다. 가공식품 값은 평균 12% 올랐다. 정부가 집중 관리하겠다던 'MB 물가지수' 52개 품목 중 먹거리 23개 품목을 떼 내 대형 마트인 이마트 판매가를 살펴본 결과다.

◆“원료 수입하는 먹거리는 다 올라”

CJ제일제당은 간판 햄 제품인 '스팸'의 가격을 지난달 중순 15% 올렸다. 스팸클래식(340g)의 대형 마트 판매가는 3950원에서 4600원으로 뛰었다. 비슷한 제품인 대상의 '하이포크팜'과 롯데햄 '로스팜'도 19, 12%씩 덩달아 가격이 뛰었다.

고추장·참기름·식용유도 일제히 올랐다. 지난달 말 대상 '청정원 순창 찰고추장(3㎏)'이 1만6980원에서 1만8950원으로, CJ '백설참기름(500mL)'이 9000원에서 9900원으로, 사조의 '해표 옥수수유(1.8L)'가 6980원에서 7500원으로 7~12% 올랐다.

식품업계는 “원재료를 수입하는 제품은 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반기 들어 원화 환율이 무섭게 뛰면서 수입 단가가 50% 이상 올랐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이열근 팀장은 “스팸 원료로 국산 돼지고기와 수입산을 섞어 쓰는데, 수입 단가가 연초보다 5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국산 돼지고기 시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수입 과일 가격도 만만치 않다. 이번 주 초반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바나나 도매가는 13㎏에 1만8000원. 지난해 같은 기간(1만3000원)보다 39%나 올랐다. 파인애플 도매가도 지난해 2700원에서 올해 3000원으로 10% 올랐다. 도매가가 많이 뛰자 일부 수입상과 대형 마트는 과일 마진을 거의 포기했다.

GS리테일은 바나나를 100g에 198원에 팔고 있다. 지난해엔 100g 99원 행사가 많았지만 올해는 그런 행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정이동 과일 담당 바이어는 “좀 남기려면 100g 당 250원은 받아야 하지만, 바나나 판매가 확 줄까 봐 마진 없이 팔고 있다”고 말했다.

◆밀가루·우유 상승폭 커

1년 새 값이 오르지 않은 가공식품은 소주와 설탕뿐이다. MB물가지수에 포함된 가공식품 9가지 중에선 그렇다. 라면·식빵·우유·밀가루 등은 모두 11~31%씩 올랐다. 가장 인상폭이 큰 품목은 밀가루와 우유. 지난해보다 밀가루 한 봉지(2.5㎏)를 사는 데는 1060원, 우유 한 팩(1L)을 사는 데는 430원이 더 든다. 올 들어 원맥(原麥)과 원유(原乳) 국제시세가 많이 오른 탓이다.

서울 잠실에 사는 기민정(36) 주부는 “밀가루 값이 올라 아이 간식 만들어 주는 것도 부담스러울 정도”라며 “유명 브랜드 대신 유통업체 자체 상표인 PB 제품을 사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신선식품은 사정이 좀 낫다. 쌀(13%)·고등어(25%) 값은 꽤 올랐지만 배추(-67%)·무(-57%) 가격이 많이 떨어지며 14개 신선식품군의 평균 가격 상승률은 1.3%에 그쳤다. 고등어는 작은 고기만 많이 잡히고 있어 가격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마트의 수산물 담당 김석 바이어는 “고등어는 2~3년 동안 통조림에나 쓰일 작은 사이즈만 많이 잡혀 냉동 재고도 바닥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은근슬쩍 제품의 양을 줄이거나 제품 이름을 바꿔 내놓는 식으로 사실상 값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샤니는 쑥식빵 값을 이달 초 1260원에서 1450원으로 올리면서 크기를 430g에서 380g으로 줄였다. 가격 상승폭이 더 큰 셈이다. 롯데제과의 드림카카오(2350원)도 3월에 중량을 106g에서 96g으로 줄였다.

중앙일보  2008.11.07 09:22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8/11/07/32405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