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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선물 실버주택? 턱없이 비싼 ‘골드주택’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19. 11:35
최근 인구구조의 고령화와 소득수준의 향상 등으로 실버주택에 대한 노년층의 수요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실버주택이 건설업계의 ‘블루오션’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명지 앨펀하임의 경우 지방에 위치하면서도 42평형이 3억여원을 웃도는 등 돈 없는 노년층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어서 반쪽 자리 실버주택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실버주택 시장 블루오션?

2004년 극심한 분양시장 침체에도 불구, 한 중견업체가 분양한 실버타운이 100% 청약율을 기록, 눈길을 끌었다.

명지건설이 명지대 캠퍼스와 연계해 단지형 실버타운으로 분양한 ´명지 엘펜하임´이 극심한 부동산 경기 불황에도 불구, 사전 청약접수 3일만에 100% 청약된 것. 현재는 42평이 3억5000만~3억9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SK건설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실버주택 고유브랜드인 ‘SK그레이스 힐’을 내걸고 실버주택을 분양했다. SK그레이스 힐은 지하 3층~지상 15층 1개동으로, 21평형 56가구, 35평형 70가구, 48평형 14가구, 49평형 42가구 총 182가구를 분양했다.

신성건설도 종로구 평창동에 ‘신성아너스밸리’를 분양, 22평~42평형 164가구로 평당 분양가는 1340만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풍림산업이 실버주택 사업을 일시 접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풍림산업은 종로구 평창동에 지하 1층~지상 5층 165~232㎡ 크기의 대형 72가구로 구성된 실버주택 ‘슈페겔러리’를 고급 빌라형 실버주택으로 꾸민다는 계획을 갖고 주거와 건강, 레저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고급 실버레지던스로 자리 잡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또 양·한방 의료 서비스 시스템을 갖추고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강당, 커뮤니티룸, DVD룸, 갤러리, 반자동 슬라이딩도어, 미끄럼 방지 타일, 최첨단 센서 비데, 높낮이 조절 세면대, 야간용 센서 조명, 공기청정기 등 시니어 세대 기준에 맞춘 인체공학적 설계도 도입할 예정이었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서울 평창동 ‘슈페겔러리’를 실버주택으로 지어 올해 2월 입주예정이었으나 실버산업 관련 정부의 규제가 많고 관리비 등이 비싸서 입주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업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돼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버주택’ 과연 자식보다 나을까?

실버주택 관련 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부 돈 있는 노년층의 경우 자신의 돈으로 실버주택에 살 수 있으나 대부분의 노년층은 자식들의 ‘효도’의 개념으로 실버주택을 분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버주택들은 하나 같이 최고의 복지시설과 실내 시설 등을 광고하며 노년층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실버주택이라고 할 수 있는 명지 앨펀하임을 보면 단지 안에 수영장, 휘트니스 센터, 미용실, 공예관, 도서관 등의 복지시설이 가득 들어차 있다.

가장 최근에 분양한 우림건설의 상암동 카이저팰리스 클래식은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인접해 있고 한강조망권도 뛰어난 실버주택이다.

상암동 카이저팰리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분양이 잘 되고 있어서 현재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분양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카이저팰리스는 실내에 아토피에 좋고 어르신 호흡에 좋은 산소정화기를 설치하고 천장벽은 황토의 일종인 규조토로 발라 먼지와 냄새를 흡착하는 기능을 한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세면대, 주상복합 같지 않게 주방과 욕조에 환기창 등이 있다고 홍보한다.

한국노인복지학회 관계자는 “노년층이 바라는 것은 최고 수준의 시설보다는 손자, 손녀를 보면서 자식들과 사는 것일 것”이라며 “실버주택이라는 건 건설업체의 홍보일 뿐”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실버주택에 살려면 얼마나 들까?

실버주택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수요층이 있겠지만 최근 분양되고 있는 중산층규모의 실버주택의 경우 실수요자가 형성하고 있는 시장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지난해 국세청 소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의 32%는 금융자산은 물론이고 소득이 한 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빈곤선에서 허덕이다 보니 병원도 못 가는 노인들이 수두룩하다.

실제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노인들의 50%가 월 10만~12만원의 돈도 못 내 요양제도를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분양된 실버주택의 경우 분양금 외에 시설 운영 선납금과 실버주택에 입주할 경우 별도의 월 관리비 등이 부부기준으로 월 평균 150만~200만원은 지출된다.

평당 분양가는 시설운영선납금을 포함해 평당 1000만원에서 1300만원으로 30평형을 분양받을 경우 3억에서 4억원 정도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계약자 중 전직 교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고학력자가 대부분”이라며 “비교적 경제력을 갖춘 수요자들이 노후대책 마련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돈이 없는 중산층 이하 노년층에게는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고급 ‘실버주택’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2008.06.18 10:53

http://www.donga.com/fbin/output?f=c__&n=20080618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