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최고의 추석 선물은?

보내는 사람도 즐겁고 받는 사람은 더 기쁘다는 ‘선물’
명절 선물을 보면 당시 사회와 경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선물은 시대적 환경이나 소비자 의식, 경기상황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설날이나 추석 등 고유명절에 보내는 선물 상품은 그 시대의 경제수준과도 직결된다.

1950년대 담벼락 너머로 이웃 간 달걀 한 꾸러미를 건네며 훈훈한 정을 느끼던 때를 시작으로 1960년대 최고의 인기 선물은 설탕과 비누였다.
 
1970년대 들어서 커피 등 기호품 선물이 늘어났고 1980년대는 경제 성장에 따라 선물의 고급화와 다양화가 이뤄졌다.

특히 1980년대는 추석선물 문화가 자리 잡은 시기로 정육세트 등 고급 먹을거리가 선보였다.
1990년대는 상품권의 등장으로 선물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2000년대 들어서는 참살이 열풍으로 와인과 함께 유기농 관련 제품이나 MP3, 디지털카메라 등 IT제품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선물에 담긴 마음은 그대로지만 시대별로 선물 품목에는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1950~60년대= 6.25전쟁 이후 사회복구에 힘쓰던 1950년대는 이웃끼리 농산물을 주고 받으며 한가위를 만끽했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인 만큼 밀가루·쌀·계란·찹쌀·돼지고기·참기름 등을 주고 받으며 정을 나눴다.

1960년대 추석 최고의 인기 선물은 단연 설탕·비누·조미료 등의 생활필수품. 당시 경제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고 식량 자급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던 때로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품목들이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은 1960년대부터 신문에 추석 선물 광고를 내고 1장짜리 카탈로그도 선보였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0년대는 국민 생활도 풍요로워지면서 선물도 식용유, 치약, 와이셔츠, 피혁제품, 주류 등 기호품의 성격을 띠게 됐다. 특히 커피세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동서식품의 맥스웰 커피세트는 당시 백화점 선물 매출로는 설탕과 조미료세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비비안 스타킹은 상당한 고급품에 속했고 다양한 과자가 조금씩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는 어린이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다.

1970년대는 텔레비전, 전기밥솥, 가스레인지 등 가전제품이 집중 소개됐다. 그러나 이 같은 상품들은 1980년대에 가전제품의 대중화로 선물세트로서의 명성을 잃게 된다.

                                                   

◆1980년대=1980년대 고도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추석 선물은 새로운 문화로 정착했다. 신규 백화점의 출현과 다점포화, 백화점 상품개발과 배달 서비스, 그리고 소비자의 소득향상도 이런 흐름에 한 몫 했다.

갈비 등 정육세트와 굴비세트가 이때부터 각광받았다.
또 고급 과일, 참치·통조림 등의 선물세트도 본격적으로 팔렸다. 인삼, 꿀, 영지 등의 건강식품도 선보였고 넥타이·지갑·벨트·스카프·와이셔츠 등의 잡화류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1990년대=1990년대 들어서 백화점 상품권이 발행됐다. 상품권 발행으로 선물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필요한 물건을 직접 고를 수 있어 지금까지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삼, 꿀, 영지 등 건강식품과 더불어 지역특산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류와 양송이, 더덕 등 토속식품이 관심을 모았다.
 
또한 골프, 헬스기구 등 스포츠·레저 관련 선물도 등장했다. IMF사태를 맞은 1990년대 후반에는 스팸, 식용유, 참기름 등 실속형 저가 선물이 다시 선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할인점의 급성장으로 저가형 규격식품인 참치, 조미료세트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백화점 선물세트는 증정용으로, 할인점 선물세트는 자가소비나 단체 선물용으로 사용하는 추세를 보였다.

                                                   

◆2000년대=2000년대 들어서는 보다 다양한 상품이 등장한다. 지난해 추석, 신세계백화점은 처음으로 수입 제품인 피지생수와 프렌치 소금을 내놨다. 피지생수 선물세트는 23만원(3개월분)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본점과 강남점에서 200세트, 프렌치 소금세트는 본점과 강남점에서 150세트 정도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프렌치 페러독스(포도주를 즐기는 프랑스인이 다른 유럽국가보다 혈관질환에 훨씬 적게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와인 수요도 늘었다. 와인은 2000년부터 명절 카탈로그에 주요상품으로 등장했고 2004년부터는 양주와 전통주를 제치고 주류 부분에서 명절 상품 판매 1위에 올랐다. 와인 선물세트의 인기로 2005년도 설 선물 상품 목록에 와인잔, 와인랙 등 관련 상품이 추가됐다.

또한 참살이 열풍이 불면서 친환경 과일, 올리브유, 전통 장류 등이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2000년 초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이들 제품은 4~5년 만에 매출이 7∼10배가량 늘었다.

2003년에 처음 나온 올리브유 선물세트는 처음에는 주로 식용유, 참기름 등 전통 조미료에 1~2개씩 끼워 팔았으나, 2004년부터는 올리브유가 조미료 부분의 주요 선물 세트로 팔렸다.

2006년에는 3~10만원 사이 프리미엄급 올리브유 세트도 대거 선보였다. 백화점에서는 고가의 올리브유 세트가 저가 세트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IT 산업 발전으로 직원들에게 MP3, 디지털카메라, PMP 등을 지급하는 회사도 늘었고 가정에서는 닌텐도 등 게임 제품도 인기 종목이 됐다. 또한 휴대전화가 필수품이 되면서 모바일 상품권도 출시됐다.

EHUB  2008.09.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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