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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은퇴이민, 잘못 결정했다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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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한 속도로 이미 다가온 고령화 시대로 은퇴와 노후에 대한 개념과 정의가 새로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한국보다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국가 등지로 은퇴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동남아 은퇴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

그러나 현지 생활은 알려진 것과 달리 편협한 정보로 잘못된 환상만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노인들이 노후를 보내기 위해 떠나는 은퇴이민의 경우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운 사항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와 철저한 준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노인들의 적응력 ↓, 우울증과 치매 ↑

해마다 열리는 실버박람회, 은퇴이민 설명회 등에는 많은 은퇴자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박람회에서 처음에는 호주, 캐나다 등의 선진국이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동남아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

이는 동남아시아가 월 200만원만 있으면 황제처럼 살 수 있으며 누구든지 무작정 떠나기만 하면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는 것처럼 광고되고 있으나 은퇴이민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치매학회 이은아 홍보이사(일산해븐리병원장)는 “외국에 가면 환경이 갑자기 바뀌므로 젊은 사람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노인들의 적응력은 더 떨어져 쉽게 적응할 수 없다”며 “문화적 차이, 환경의 차이와 더불어 언어의 장벽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에 대화나 사회적 활동이 떨어짐에 따라 뇌 활동이 많이 떨어지며 심리적으로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익숙하지 않은 곳, 가족의 그리움 등에 대한 부적응으로 인한 향수병으로 우울증이 심각해져 활동이나 심리적 제한에 의한 치매 발병율도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대화와 사회활동으로 뇌에 끊이지 않는 활동이 필요한 노인들에게는 수영, 골프 등의 운동도 하루 이틀”이라며, “물질적으로 보이는 삶의 질 말고 정서적인 삶의 질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은아 원장은 “날씨와 교통도 노인들이 생활하기에는 결코 좋은 환경이 아니며 사계절이 갖춰져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동남아는 항상 무더운 날씨로 한낮의 기온이 32~33℃, 365일 계속된다”며 “변화의 적응력이 낮은 노인들에게 이렇게 더운 날씨는 매우 지치게 만드는 요인중의 하나이며 한국과 달리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이동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은퇴이민, 환상보다는 신중한 결정 필요

기대와 환상에 떠난 은퇴이민이지만 실제 생활해 보니 사정이 달라 고생하거나 예정보다 일찍 되돌아오는 ‘역이민’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은퇴이민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철저하게 조사한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춘식 한국노인복지학회장(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고목’을 옮겨 심으면 금방 죽듯이 사람도 반평생 보낸 곳을 떠난다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노후 생활을 보내러 가는 은퇴이민에 대한 개념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은퇴이민이 마케팅에 의한 유인책이 많고 전혀 사전 정보가 없이 타인의 이야기만을 들은 후 투자를 위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싼 의료비 등을 위한 복지 요양개념과 달리 우리나라는 투자와 유희를 위해 가거나 한국의 불경기 등으로 인한 현실도피형 은퇴이민을 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춘식 회장은 “은퇴이민의 일반적인 상식 없이 떠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경솔하게 결정하거나 투기를 위해 결정한다”며 “신중한 결정이 매우 중요하므로 은퇴이민 생각 전 철저한 준비, 사전답사 등의 이주지역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이은아 원장은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인 활동과 커뮤니티가 잘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는 것이 가장 좋다”며 “개개인에게 맞는 지역을 잘 선택하고 생활환경이나 의료시설 등을 살펴 결정해야 하며 같은 이민자들끼리의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이데일리  2008.07.05 08:57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0807050859058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