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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범아, 나 괜찮다" 이 말 다 믿진 마세요

노인들 심혈관·위장 질환 등 많아 … 모호한 증상도 세심하게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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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80세를 목전에 둔 대한민국 노인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급증했지만 노년층의 생리나 질병에 대한 이해 속도는 느리다. 그 결과 병이 위중해지거나 응급 상황이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노화와 더불어 특별한 질병 없이도 모든 장기의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기능 이상이 의심될 땐 ‘늙은 탓이려니…’하고 병원 방문을 미루지 말고 지체없이 진료를 받는 지혜가 필요하다.

#응급실 찾는 노인 환자들

최근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팀은 지난해 응급센터를 찾은 65세 이상 노인 1만903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성별로는 할아버지(1만605명, 55.7%)가 할머니(8434명, 44.3%)보다 많았으며, 약 절반(46.6%)이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증질환을 가진 상태였다. 통상 응급실을 찾은 성인 환자 중 입원을 하는 경우는 30% 미만이다.

응급실을 찾는 이유도 모호한 게 특징이다. 실제 노인 환자의 3분의 1 이상(37.8%)은 가족들이 ‘거동을 잘 하던 분이 요즘 누워만 계신다’‘뭔가 이상해 보인다’는 식으로 설명할 정도였다.

환자 다섯 명 중 한 명꼴인 3653명이 부딪치고, 넘어지고, 자살 시도로 인한 상처로 병원을 찾은 것도 일반적인 성인 환자와의 차이점이다. 진단이 가능했던 노인 환자의 가장 흔한 질병은 심혈관 질환, 다음은 위장 질환·암·호흡기 질환이 뒤를 이었다.

#아파도 안 아픈 듯, 증상 모호

실제 노인은 병이 들어도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병도 여러가지를 동시에 앓고 있으며 ▶치료를 받은 뒤 완치된다기보다 자주 재발 또는 점점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 본인은 물론 보호자 교육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예컨대 노인 환자는 젊은 사람과 달리 세균에 감염됐을 때 열이 안 나기도 하며,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걸려도 맥박조차 상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뇌졸중·심장병·당뇨병 등 동시에 여러 질환을 가진 노인 환자는 증상이 서로 섞여 전문가도 진단을 쉽게 내리기 힘들다. 또 자신의 불편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 무작정 참는 환자 수도 적지 않다. 따라서 보호자는 노인이 작고 사소한 변화를 보일 때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주의가 필요하다.

#병원 찾을 때는 환자 병력 정확히 알려야

집안 어른의 미세한 변화, 즉 시름시름하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은 질병의 적신호일 수 있다. 만일 갑자기 쓰러지는 상황에 접했을 땐 보호자가 먼저 환자의 의식을 확인하고 즉시 119에 도움을 청하도록 하자. 의식이 없다면 딱딱한 바닥에 환자를 눕힌 채 조금 서투르더라도 되도록 기도를 유지토록 할 것.

노인 환자들은 의식이 있는 경우에도 자신의 문제점을 꼭 집어 말하는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다. 또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율성도 부족하다. 따라서 병원에 갈 때는 반드시 환자의 상태를 잘 아는 보호자가 동행해야 한다. 보호자는 환자의 병력과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야 적절한 진단과 처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중앙일보  2008.08.25 17:10

http://news.joins.com/article/3273685.html?ctg=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