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이론'이 주택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할 때 뱃살은 다른 부위가 다 빠진 후 마지막에 빠진다는 것이다.
뱃살은 웬만한 다이어트로는 잘 빠지지 않는 핵심 및 중심지역이다. 불황이 깊어지면 도심보다 외곽이나 교외가 더 빨리, 더 오랫동안 위축될 수밖에 없다.
2010년 이후에는 인구증가 정체, 고령화, 주택 수요 둔화 등에 따라 도심이 부상하고 외곽이 침체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더라도 귀농현상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도심주거의 편리성 등으로 도심 쏠림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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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는 '도심회귀현상'이다. 도심으로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교외인구가 줄고 도심 인구가 늘어나는 도심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장기간의 불황으로 도심 집값이 싸지자 외곽에 있는 주택을 팔고 도심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만혼이나 독신자들이 늘어나면서 직장에서 가깝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 주택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시 외곽이나 교외의 주택은 매물이 늘었다. 가격도 도심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고령자들의 경우 교통이나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전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지난 2006년 3월 판교신도시 중소형아파트 당첨자들의 평균 나이를 산출해보니 교통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동판교는 49세로 나타났다. 반면 녹지 등 쾌적성이 높은 서판교는 2살이 낮은 47세였다.
나이든 사람일수록 교통보다는 녹지를 선택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전원주택, 과연 고령자에게 좋을까
경기도 용인시의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김모씨는 얼마 전 서울 광진구의 아파트로 다시 이사 왔다. '공기 좋고 텃밭이 딸린' 전원주택으로 떠난 지 꼭 4년 만이다.
"처음 2년 동안은 전원생활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공기도 좋고 경관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취미로 하던 텃밭 가꾸기가 나중엔 '일'로 바뀌었고 도시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전원생활이 적적해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김씨는 "출가한 자식들도 서울에 함께 살 때는 자주 봤는데 전원주택으로 이사한 뒤로는 발길이 뜸해졌다"며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도 대부분 서울이어서 이동하기가 불편했다"고 말했다.
소득증가, 웰빙확산, 은퇴인구의 증가 등에 힘입어 명성을 날렸던 전원주택이 최근 들어서는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한 박사학위 논문(강원대 원경호)에 따르면 지난 2000년 경기도에서 공급된 전원주택은 2755가구였지만 2001년부터 급감해 2004년에는 529가구, 2005년에는 350가구에 그쳤다. 난개발 방지대책과 각종 개발 규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씨처럼 대도시에서 태어나 콘크리트 문화가 익숙한 사람들의 경우 전원 생활 적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값이 오르지 않으며 나홀로 전원주택의 경우 방범마저 취약하다는 것도 불리한 점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굳이 전원주택에 거주하고 싶다면 마음에 드는 주택이라도 되팔 때를 생각해야 한다"며 "넓은 평수의 전원주택을 매입했다가 애를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인적이 드문 곳이나 도로에 접하지 않은 곳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령자 1인 가구도 늘어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계층의 가구 구성비중은 2000년 12.1%에서 2010년 16.4%, 2015년 18.3%, 2020년에는 21.0%에 달할 전망이다.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비중은 2000년 24.4%에서 2010년 33.6%, 2015년 36.9%, 2020년 40.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 센서스 조사결과 1인가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였으나 2005년에는 18.1%로 높아진 상황이다. 1인가구 급증 추세가 6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1인 고령자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위한 소형 주택들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일반주택보다는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처럼 건물 내에서 모든 생활이 해결되는 복합적 주거유형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또 실버타운 등 고령자를 위한 공동체 시설 확충도 주택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령층들이 전원적 생활보다는 각종 편익시설이 밀집된 도시 지역의 입지를 선호할 가능성이 커 입지적으로도 특정 지역의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다.
◆양극화 현상도 우려돼
핵가족화, 이혼이나 사별 등에 따른 1인 고령자 가구들을 위한 시설과 집단화된 고령자 전용시설의 수요 변화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에서 소득 없이 고가주택을 보유한 고령자들은 세금 부담 등에 따라 저렴한 주택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고령계층간에도 소득수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사회안전망이 충분하지 않고 가족들의 지원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역모기지제도의 정착도 관심이 되고 있다. 역모기지제도는 고령자가 보유한 집을 담보로 노후생활 자금을 연금형식으로 지급받는 제도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이 대표적이다.
공적 보증 역모기지 상품인 주택연금 가입 고객수는 지난 9월 말 1000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12일 상품 출시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연금 이용자가 약 15년 뒤에는 14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공사가 주택연금 잠재수요를 산출한 결과 주택연금 누적 이용건수는 2013년에 1만가구, 2022년에 10만가구를 넘어선 뒤 2024년에는 14만4729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유석희 주택금융공사 평생금융연구부장은 "조사 결과 노인가구의 전체 자산 가운데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72%, 기타 부동산은 17%로 자산구조가 부동산에 너무 편중돼 유동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집만 있고 소득이 부족한 우리 부모세대들이 주택연금을 보다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적극적인 권유와 상속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2008.10.21 04:09
http://news.moneytoday.co.kr/view/mtview.php?type=2&no=2008101009222381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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