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니어, 실버관련/지역뉴스

`분당 백화점 삼국지`..누가 웃었나?

신세계 `약진`..롯데 `고전`..애경 `위기감`

`백화점 삼국지`가 펼쳐진 경기 분당 상권에서 막차를 탄 신세계가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지역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분당삼성플라자와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은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3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은 오픈 이후 1년간 3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 유통 라이벌 롯데백화점 분당점(2500억원대)을 추월했다. 올 1분기에도 900억원대의 매출고를 올리며 600억원대 그친 롯데와의 간격을 더 벌렸다.

특히 신세계의 기세는 지역 내 선두업체인 분당삼성플라자의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플라자는 지난해 5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정도 줄었다.

경기 분당지역은 분당과 용인 죽전·수지 등을 아우르는 인구 300만명 규모의 대규모 상권으로, 고객들의 소득과 소비 수준이 서울 강남권에 버금가는 `황금상권`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선발업체인 삼성플라자(97년)와 롯데(99년)에 이어 지난해 신세계까지 발을 들여놓으면서 향후 판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이들 세 점포는 반경 7~10㎞내에 몰려있다.

◇ 신세계, 파죽지세...1위 등극 `시간문제`

신세계는 죽전점 매출 상승세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유통 라이벌 롯데 분당점을 개점한 지 채 1년도 안돼 추월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신세계백화점 죽전점

신세계 측은 지난해 지하철 죽전역 개통과 영업시간 변경(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등이 매출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수도권 남부지역 최초로 `루이뷔통` 매장을 오픈하는 등 `큰 손`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도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죽전역 개통 전후로 일평균 고객 수는 18%, 매출은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영업시간 변경에 따른 매출 상승 효과도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세계 측은 분당지역 맹주인 삼성플라자의 아성(牙城)에도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1~2년 안에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 롯데, 백약무효..점포 철수설까지 고개

롯데(롯데쇼핑) 분위기는 우울하다. 신세계가 자축하는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국내 백화점업계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 분당 상권에서 하위로 추락하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더구나 필승카드로 꺼내든 대대적인 리뉴얼(130억원 투입)도 고객 유입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걱정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같은 흐름을 뒤집을만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위치적으로나 상황적으로 선·후발업체의 틈에 끼어 있다보니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늘어야 할 매출은 늘지 않고, 되려 뒷걸음질만 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점포 철수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업계 안팎에선 롯데 분당점을 패션아울렛 점포로 전환한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 삼성플라자, 좌불안석..1위 뺏길라 위기감 고조

삼성플라자의 상황도 여의치가 않다. 지역 1위 자리를 간신히 지켰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이 바뀐 이후 매출 감소세가 뚜렷해졌다는 점에서 애경의 고민은 더욱 커 보인다.

실제로 삼성플라자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오픈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올 들어서도 이같은 양상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선 매출 급감의 원인이 `삼성` 프리미엄이 사라진 게 결정적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삼성플라자 매각 이후 삼성 계열사들로부터의 후광이 줄어든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그룹 내 유통사업에서 분당 삼성플라자가 차지하는 상징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삼성플라자의 부활 여부가 그룹 목표(2010년 유통 3强 진입)와 맥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애경은 명품 브랜드를 하반기 중 입점시키고, 삼성플라자 인근에 2만평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짓기로 하는 등 매출 회복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한 상태지만, 앞으로 예상대로 결과가 나올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한 분위기다.


▲ 경기 분당지역 백화점 비교.
(※신세계 죽전점 07년 매출은 작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2008.06.09 09:41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6/09/20080609004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