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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대비 '손세정제' 꼭 필요할까?


요즈음 신모씨(42·여)씨는 "아이들과 시어머니가 신종플루에 걸릴까봐 노심초사다"며 "아이들 가방에 손세정제를 넣어줬고 가족들이 밖에 나갔다오면 손세정제로 손부터 씻으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씨는 "신종플루가 가을에 또 다시 극성을 부려 가족건강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라며 "예방차원에서 손세정제를 꼭 쓰고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손세정제를 신종플루의 최고의 예방책으로 생각하며 맹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손세정제 매출 '급증'…"없어서 못 판다"

최근 신종플루가 확산되는 가운데 손세정제, 마스크 등 위생용품이 불티타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16일에 이어 11일만에 신종플루 세번째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여파로 손세정제, 항균 티슈 등 일부 품목에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31일 유통가에 따르면 이마트는 15일, 16일 양일간 전주에 비해 위생용품 매출이 최대 27%까지 껑충 뛰었다.

이마트에서는 주말 동안 전주에 비해 손세정제 27%, 마스크 10%, 구강 청결제 5% 매출이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에 비해 손세정제 220%, 마스크 30%, 구강청결제 15% 늘어났다.

이마트 생황용품 황운기 과장은 "신종플루 영향으로 손세정제나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지난 주말에는 손세정제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까이 판매되면서 무더운 날씨와 신종플루 영향으로 개인 위생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GS리테일에서는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8월 전후해 세정용품이 전년도 대비 7월 19.2%, 8월 38.7%로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생활용품기업 피죤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항균 핸드워시 ‘피죤 MUMU(무무)’는 국내에서 신종플루 2차 감염이 확인된 이후인 5월 매출이 전월대비 63.4% 증가한데 이어 6월에는 211%, 7월에는 276%로 수직 상승했다.

한국콜마도 올해 신종플루 영향으로 급격한 성장을 보이며 9월에는 5~8월 총주문량의 2배가 넘는 물량이 쏟아내고 있다.

한국콜마 홍보팀 성승희 과장은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손세정제 매출에서만 40억 이상의 매출달성을 예상할 수 있다”며 “전년대비 10배 이상을 넘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 신종플루 대비, 손세정제 쓰나 비누 쓰나 효과 차이 無

신종플루 가을 대유행을 앞두고 불안심리가 가중돼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손세정제를 선택하고 있다.

손세정제는 과산화수소수, 이소프로필알코올, 염화벤잘코늄, 크레졸, 에탄올 등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알코올이 50~60% 정도만 함유돼 있어도 살균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인플루엔자바이러스과 강춘 과장은 “병원체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고 겉표면이 지방성분인 경우가 있어 알코올로 소독을 하면 단백질 구조에 영향을 미치며 손 씻기 등 감염에 대한 환경요인을 줄이는 것은 신종플루 예방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세정제'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누만으로도 신종플루 예방효과는 충분해 굳이 비싼 손세정제를 쓸 필요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누는 손세정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사용기간도 손세정제에 비해 길며 비슷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 조원재 보건사무관은 “신종플루를 예방하기 위해 손을 비누로 잘 씻어도 예방효과가 충분한데 손세정제 사재기 등 품귀현상까지 가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감염내과, 피부과 전문의들은 손세정제를 쓰나 비누로 손을 씻으나 예방효과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는 “손세정제를 쓰나 비누를 쓰나 별 차이가 없고 예방효과는 거의 같다”며 “손에 이물질이 많이 묻어있다면 손세정제보다는 물로 손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는 “손세정제를 자주 사용하면 소독성분으로 인해 피부보호막이 벗겨지고 건조해져 주부습진, 자극성피부염, 각질, 간지러움 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손세정제를 사용한 후에 핸드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식품약전안정청 이정표 연구원은 “어린이, 노인들은 특히 신종플루에 취약해서 손씻기에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손세척을 해도 신종플루가 100% 예방되지는 않지만 개인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신종플루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2009.08.31 07:38

http://www.mdtoday.co.kr/mdtoday/index.html?no=96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