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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실버관련/기타

일본, 외국인에 노동시장 열었다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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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일본 나리타(成田) 공항 입국장에 인도네시아의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204명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은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지난해 체결한 경제연대협정(EPA)에 따라 입국한 노동인력이다. 일본은 2년간 총 1000명의 인도네시아 의료보조 인력을 수용하기로 인도네시아와 합의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이들은 6개월간 일본어 연수를 받은 뒤 내년 2월부터 전국 각지의 병원과 간병시설 등에서 조수·보조사 자격으로 일하게 된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일본 정부가 폐쇄적인 노동시장을 개방하고 본격적으로 외국인력을 받아들이는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일부 전문직, 일본계 브라질인 등 극히 제한적으로 외국 노동력을 수용해온 일 정부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을 개방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필리핀과도 EPA를 체결해 1000명의 간호사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현재 필리핀 의회의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 밖에 싱가포르와 태국·베트남 등과도 간호사 등 노동인력 수입을 논의하고 있다.

일 정부의 문호개방은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현상 때문이다. 현재 추세대로 가면 지금의 1억2000만 인구가 50년 뒤에는 9000만 명으로 줄고 노동인구(15세 이상)는 지금의 6657만 명에서 2030년에는 5587만 명이 될 것으로 노동후생성은 추산하고 있다. 특히 고령인구를 돌봐줄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등은 심각하게 부족하다. 지금도 전국에서 4만 명의 일손이 모자란 상황에서 2014년에는 부족 인력이 40만~55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결국 집권 자민당 내 ‘외국인재교류추진의원연맹’은 6월 외국 노동력을 수용하기 위해 관련법을 제정하고 이민청을 설립하자는 내용의 정책보고서를 마련해야 했다. 향후 50년 안에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1000만 명의 외국인력을 수용하겠다는 게 목표다. 현재 일본의 외국인 영주권자(재일동포 등 특별영주권자 포함)는 87만 명이다. 일본은 1990년대 일본계 브라질인들의 이민을 받아들였으나 체계적인 일본어와 직업훈련을 받지 못한 일부 젊은이들이 범죄자로 전락하는 등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연수·기능실습생’ 자격으로 입국한 중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 등 부당한 대우도 논란이 됐다.

이번에 입국한 인도네시아인들은 매달 약 20만 엔(약 185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간호사는 3년, 요양보호사는 4년 체류기간 안에 일본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본국으로 귀국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당초 500명 선으로 예상했던 모집정원보다 부족한 204명이 일본행을 지원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7일 “이들을 시험에 합격시키기 위한 지원체제 정비가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박소영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olive88/
2008년 8월 8일(금) 1:02 [중앙일보]

http://cynews.cyworld.com/service/news/shellview.asp?LinkID=1&ArticleID=2008080801024718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