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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혈된 눈, 난시라고?


대기업 홍보부에서 일하는 정경미(33)씨는 오후만 되면 눈이 피로하고 빨갛게 충혈이 된다. 외부인을 자주 만나는 직업인만큼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빨갛게 충혈 된 토끼 눈이 신경 쓰여 자신감이 떨어진다. 약국에서 안약을 사서 넣지만 그것도 잠시. 좀처럼 충혈이 사라지지 않고 두통까지 생겨 결국 병원을 찾았다.

충혈 되지 않은 깨끗한 흰자위에도 보이지 않는 실핏줄이 많이 뻗어 있다. 이 실핏줄들은 매우 가늘고 투명해 혈관이 있는 것조차 모를 정도다.

그러나 자극을 받거나 염증에 의해 직경이 커지면 핏발이 서고 빨갛게 보인다. 눈 비빔, 세면 시 비누의 자극, 바람이나 햇빛에의 노출은 일시적 충혈을 일으킬 수 있다.

잠을 잘 때도 눈꺼풀 안쪽의 온도가 높아져 충혈 된다. 그러나 눈을 뜨면 저절로 온도가 내려가 다시 사라지는 게 보통이다.

충혈은 근시, 원시나 난시 같은 굴절이상이 있을 때도 나타난다. 특히 난시가 있을 때 두통과 함께 생길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안과 이하범 교수는 “시력이 좋아도 난시가 있으면 특히 오후에 눈에 피로와 충혈이 오고 머리에 통증이 온다. 이때는 안경 등으로 난시를 교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병적인 원인도 있다. 세균, 바이러스 감염, 담배 연기, 매연 등 각종 자극에 의한 결막염 의 경우다. 눈 속의 포도막 염증, 눈물의 생성이 적거나 성분의 부족으로 오는 건성안, 안압이 높아져서 생기는 녹내장이 원인일 수도 있다.

병적인 원인이 아닌 충혈은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호전된다. 그러나 충혈이 심하거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안과를 찾아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치료할 필요가 있다.

검사 시 시력 저하가 있는지, 안경 착용시 도수가 맞는지, 난시는 잘 교정되었는지를 체크한다. 눈썹이 눈을 찌르지는 않는지, 눈꺼풀을 비롯한 주변 피부에 이상 및 염증이 있는지 알아본다. 또 각막과 결막 등 눈 내부의 이상 여부로 각막염, 만성결막염 여부를 판별한다.

알레르기에 대한 검사, 눈물의 분비저하와 눈물의 분포가 고르지 않아 발생하는 건성안과, 눈의 압력이 높아 발생하는 녹내장의 검사도 필수다.

이교수는 “충혈 시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한다. 안대를 착용하면 눈의 온도가 높아져 오히려 세균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도 삼간다”고 말했다.

안약을 안과의사의 처방 없이 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눈의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일시적으로 효과는 있으나 오래 사용하면 충혈에 효과가 없다. 안약에 포함된 부신피질 호르몬제의 영향으로 녹내장으로 실명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선일보  2008.12 05 13:31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2/05/200812050066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