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랑구 망우동에 사는 김인범 할아버지(66)는 10분 거리 밖에 안 되는 경로당이나 재래시장을 갈 때도 몇 번씩 자리에 앉았다 섰다를 반복해야 한다. 이유는 다름 아닌 어지럼증 때문이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도 하늘이 노래지고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가끔씩은 앞이 캄캄해져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조금 쉬었다 다시 걸을 땐 어지럼증이 없어지다가 한참을 걸었다고 생각하면 또 어지럼증이 발생하곤 한다. 벌써 이런 증세를 가져온 세월만 2~3개월이 넘지만, 늙어서 생기는 질환으로 지레 판단하고 병원 문턱을 넘어 본 적이 없다.
김 할아버지처럼 평소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노인은 65세 이상 노인 중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65세부터는 나이가 5세 증가할 때마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10%씩 증가할 정도로 어지럼증의 유병률이 증가한다.
이러한 어지럼증은 노인들이 호소하는 흔한 증상 중 하나로, 주로 ‘어지럽다’, ‘눈앞이 캄캄하다’, ‘빈혈이 있다’, ‘시야가 흐리다’ 등의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다.
노인 어지럼증의 원인은 증세를 표현하는 형태만큼이나 다양하다.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주로 평형기관 질환과 뇌질환 및 심장질환, 정신과적 질환 등이 있다. 이외에도 혈관질환과 약물 등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뇌혈관기형(모야모야병, 동정맥기형)도 어지럼증을 부를 수 있다.
어지럼증의 증상 중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 ‘눈앞이 캄캄하다’라고 하는 경우다. 누었다가 앉거나 일어날 때 주로 발생하며, 이 경우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어지럼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사방이 빙글빙글 돈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눈앞이 빙빙 돌아 일어서기조차 힘들고, 특정 자세로 가만히 있어야만 어지럼증이 해소된다. 주로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증’에 의한 어지럼증이다.
가장 위험한 어지럼증이 바로 무의식중에 쓰러지는 어지럼증이다. ‘하늘이 노래진다’ 등으로 증세를 표현하기도 하며, 일시적으로 제자리에서 쓰러지는 경우도 생긴다. 주로 50~60대 중에서도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오래 동안 앓아온 경우에 자주 발생하며, 평소 혈액순환 장애나 협심증을 앓아온 경우에도 발생된다.
평형기관과 관계된 어지럼증은 쉽게 완치 가능하지만 어지럼증 환자의 약 15% 정도는 중추신경계 질환(뇌졸중, 뇌종양 등)의 증상일 가능성이 높고, 이들 질환은 쉽게 완치되기도 어려울뿐 더러 치료결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노인들은 한 가지 질환을 갖고 있기보다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등 복합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고,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 역시 많다.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은 수일사이에 다른 증상을 동반하면서 진행해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거나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초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레 심한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이 동반되거나, 또는 안면이나 반신의 감각이상, 팔다리의 운동실조(균형을 잡기 힘든 증상), 삼킴 곤란, 복시(사물이 둘로 보이는 증상) 등을 동반하는 어지럼증이 발생할 시에는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신경과 부선희 과장은 “노인들이 주로 호소하고 있는 어지럼증은 일반 성인들의 증세와 달리 복합적이고 만성적이기 때문에 조기에 원인질환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지럼증이 발생됐다고 해서 가정에서 쉽게 두통약을 복용할 경우 오히려 중추신경계의 기능을 억제해 어지럼증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의로 약물을 복용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이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2010 03.22 18:41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1269283154&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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