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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웰빙정보/노인성질환

혈관성 치매, 뇌졸중 관리로 예방 가능해요

 

인지 기능 갑자기 떨어져…남성보다 여성 환자 많고
뇌졸중 땐 발병 5배 높아…규칙적 운동·음식조절을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번째로 흔한 치매다. 하지만 이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뇌혈관의 건강을 잘 유지한다면 일정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즉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뇌혈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험 질환을 잘 관리하고 금연한다면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말이다. 혈관성 치매의 최근 현황과 관리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최근 5년 동안 혈관성 치매 환자 3배로 증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2006~2011년 혈관성 치매에 대한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 혈관성 치매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3만6천명으로 2006년 1만2천명에 견줘 3배로 늘어났다. 한해 평균 진료 환자 수가 24%씩 증가한 것이다. 성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는 지난해 기준 여성이 2만2890명으로 남성의 1만3017명에 견줘 훨씬 많았다. 나이대별 분석에서는 지난해 기준 70대가 약 1만5천명으로 전체의 41%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80살 이상, 60대 차례였다. 여성의 경우에는 70대보다는 80살 이상이 더 많아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질환 발생이 더 늦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혈관성 치매로 진료받은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우선 인구 고령화로 70~80대 연령층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다가, 혈관성 치매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이 계속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국내의 한 연구 결과에서는 65살 이상 노인들 가운데 2% 정도가 이 혈관성 치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유럽의 추정치(1.6%)에 견줘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갑작스런 인지 기능 저하 땐 의심해봐야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과 마찬가지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인지 및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이 혈관성 치매가 잘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인지 기능이 서서히 사라지는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일부 혈관성 치매는 뚜렷한 뇌졸중의 병력도 없고 신경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증상도 매우 약해 잘 파악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뇌영상촬영을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구별할 수 있다.
 
이 혈관성 치매는 인지 기능의 상실과 함께 어느 쪽의 뇌 조직이 더 죽었느냐에 따라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오른쪽 뇌가 더 망가졌을 때에는 시공간능력에 이상이 생기거나 사물이나 사건을 무시 또는 무관심하게 되며, 왼쪽 뇌에 질환이 생기면 실어증이나 움직임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혈관성 치매의 치료는 인지 기능 저하 및 이 때문에 생기는 일상생활의 개선, 질병 진행 속도 완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치매가 발병하기 전 여러 위험 요인을 조절하는 것이다.

■ 예방 가능한 혈관성 치매 혈관성 치매 예방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의 예방을 통해 가능하다. 이전에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뇌졸중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이 4년 이내에 혈관성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5배 이상 높다고 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뇌졸중에 걸린 사람들 4명 가운데 3명은 뇌졸중의 재발과 같은 큰 사건 없이 혈관성 치매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지닌 사람이나 이미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 모두 예방 및 관리가 필요하다.
 
즉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과 같은 위험 질환을 약물치료 등으로 관리하면서,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해야 한다. 특히 혈관성 치매가 주로 70대 이상에서 많은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40~50대부터는 뇌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 및 식사 조절, 금연, 절주 등을 해야 한다. 이미 뇌졸중이 생겨 신체의 운동 기능이 상실된 경우 운동이 쉽지는 않지만, 가능한 대로 보조기구를 이용한 걷기나 물속에서 걷기 등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김종헌 신경과 교수·
이준홍 치매예방센터 소장

한겨레  2012.04.02.18:08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52635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