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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실버관련/시니어소식, 정보

'안 늙기' 보다 '멋있게 늙기' 뜬다

“노화를 인정하고 즐기자”…‘웰 에이징’ 움직임

요리교실 등 노인들 북적, 지혜롭게 늙는 방법 공부, 고령에도 90% 이상 출석

“시간을 거스르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내 나이를 즐기는 사람이 진짜 멋쟁이죠.”

주름을 없애기 위해 보톡스를 맞고 하얀 머리카락을 감추려 염색을 하는 등 늙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요즘, 반대로 멋지게 잘 늙기를 추구하는 ‘웰 에이징’이 주목받고 있다.

웰 에이징(well-aging)이란 ‘참 늙기’라는 뜻으로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무조건 거부감을 느끼는 것(anti-aging)이 아니라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즐기자는 움직임이다.

참 늙기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웰 에이징의 필요성과 방법을 가르치는 수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정통과학대학에서는 12월까지 ‘고령화 사회와 웰 에이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사회성과 지적능력을 계속 갈고닦으려는 사람들의 요구로 수업이 만들어졌다”며 “수강생 대부분 60∼80대인데 90% 이상 출석률을 자랑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서울대 동반자 프로그램 추진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제3기 인생대학’ 역시 고령사회를 살아갈 중년기 세대(40~50대)가 앞으로의 30~40년 여생을 어떻게 인식하고 설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본 소양을 배울 수 있는 장이다.

젊은이들의 전유물이었던 요리교실, 모델교실 등 배움터에도 백발의 노인들이 북적이고 있다.

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실버남성요리교실 수강생 조성규 할아버지(73)는 “그동안 쌀 한번 씻어본 적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내 스스로 앞가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강하게 됐다”며 “혼자 음식도 만들어먹고 손자에게도 해먹이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북구에서 여는 실버패션쇼 ‘맛자랑 멋자랑’에서는 노인들이 직접 모델로 나서 옷맵시를 뽐내기도 한다.

정보화 교육사이트 ‘배움나라’에는 인터넷을 배우는 노년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수강생 유인근(62)씨는 “퇴직 후 집에만 있다가 도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시작했다”며 “컴퓨터기초 등 하나씩 배워갈수록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웰 에이징’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주창한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박상철 교수는 “안티 에이징과 같이 노화에 대해 폄훼하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늙음을 추하게 여겼지만, 인간의 수명이 100세까지 길어진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들도 건강하고 지혜롭게 늙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웰 에이징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을 꼽았다.

△노화를 부정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정해진 시간에 일정량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하루 6~8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고 일정한 수면시간을 지킨다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항산화 식품을 즐겨 먹는다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취미나 동호회 활동에 참여한다 △매사에 여유를 가지고 일이 저절로 풀리도록 놓아둔다.

 이윤경기자

FNN 2009.12.08 09:18

http://www.fnn.co.kr/content.asp?aid=1ef6cb7c1bf544428aee00205b90c973&nPage=1&strParnt_id=10400000000&strDate=2009-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