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에 비해 비만에 민감…조금만 살쪄도 당뇨위험
키 178㎝에 몸무게 75㎏인 A씨(37). 얼마 전 병원을 찾았다. 그는 '초기 당뇨' 진단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 지금까지 당뇨병은 나이 들고 뚱뚱한 사람만 걸리는 질병이라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배가 약간 나온 것을 빼면 오히려 좀 말랐다 싶은 몸매, 그것도 아직 30대에 불과한 자신이 당뇨병에 걸리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 당뇨병 환자 70%가 정상 체중
= 당뇨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A씨는 '한국형 당뇨병 환자'의 전형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당뇨병은 서구와 우리나라의 질환 양상이 뚜렷이 구분된다. 2005년부터 복지부 지정 연구과제로 한국형 당뇨병의 특징과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경희의료원 제2형 당뇨병 임상연구센터의 전숙 교수는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70%는 정상 체중으로 분류되고 30대와 40대 당뇨병 유병률은 각각 4%와 6%로 서양보다 10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췌장에 이상이 생겨 혈당조절인자인 인슐린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소아형)과 인슐린이 분비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2형 당뇨병(성인형)으로 구분된다.
서구에선 1형이 10% 내외, 나머지는 2형이다. 우리나라는 1형이 5% 미만으로 서구에 비해 좀 더 드물지만 기본 분포는 비슷하다.
우선 두드러진 차이는 비만 정도다. 서구의 당뇨 환자들은 대부분 체질량지수 기준으로 30 이상 비만형이다. 예컨대 신장이 170㎝라면 체중이 87㎏ 이상(체질량지수 30.1)인 사람들 중에서 당뇨병이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의 경우 비만기준이 서구보다 엄격해서 체질량지수 25 이상을 비만으로 간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환자의 70%는 체질량지수 23~25의 '정상 범주'에서 발생한다. 오히려 환자의 10% 정도는 저체중을 보이기도 한다.
즉 단순히 체중이나 체질량지수만으로 한국인의 당뇨병 위험도를 측정하는 것은 무리다. 모든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을 제외하면 비만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이는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다. 다만 비만의 위험성에 아시아인들이 훨씬 민감해 서구 기준에서는 정상인 체중도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 인슐린 투여 등 적극적 치료를
= 일반적인 2형 당뇨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즉 췌장에서 충분한 인슐린이 생산되지만 강한 저항성으로 혈당조절의 기능을 제대로 못 하는 게 문제다. 자동차로 따지면 연비가 나빠지는 것이다. 병이 오래 지속되면 궁극적으로는 인슐린 분비기능 자체의 약화로 이어지는 경로를 걷는다.
이 때문에 초기엔 식이요법이나 운동, 인슐린기능 촉진제 투여 등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치료법을 쓰다가 나중에 인슐린분비 촉진제 및 직접 인슐린 투여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낸 허갑범 박사는 "인슐린이 잘 분비되고 있는 환자에게 처음부터 고용량의 인슐린을 주사하면 복부비만이 더욱 악화되고 그 결과 심근경색 등 합병증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10~15% 정도는 발병 초기부터 인슐린 분비 기능이 약해져 있고 서구에 비해 기능쇠퇴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치료법도 서구형보다 좀 더 공격적이다. 오승준 경희의료원 교수는 "한국형 당뇨병은 초기부터 인슐린 분비기능 보충치료 등 적극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2008.11.14 17:41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696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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