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들이여, 열 좀 식힙시다

아스팔트 위에는 아지랑이가 꿈틀거리고, 한낮에는 등에서 땀이 흘러내릴 만큼 땡볕이 무섭다. 일이 안 풀리고 속이 답답할 때는 강으로, 호수로 나가보자. 질주하는 모터 보트에 몸을 실어도 좋고, 바나나 보트, 플라이 피시의 스릴을 즐겨도 좋다. 시원한 바람, 하얀 물보라에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다. 좀 더 욕심을 내 강습을 받고 웨이크 보드, 수상스키에도 도전해보자. 연인끼리 마주 보며 노를 젓는 낭만도 살아있다. 도시를 벗어나  수상레저를 즐길만한 곳을 소개한다.

◆ 북한강 청평호와 대성리

맑고 깨끗한 북한강과 어우러진 청평호는 수상 레포츠 천국이다.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와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고, 낚시꾼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청평호반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두루 만끽할 수 있다. 국내에서 새로 등장하는 수상 레저는 대개 이곳에서 제일 먼저 시작된다고 한다. 강변 번지점프장도 있다.

청평호반에는 수상레저를 제공하는 업체가 많고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모터 보트, 바나나 보트, 땅콩 보트는 기본이다. 바나나 보트 2개가 붙은 '커플 바나나'는 변종 바나나 보트로 물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모터 보트가 로프로 연결해 달리는 가오리 모양의 고무 보트로 물위를 나는 '플라이 피시'도 있다. 북한강 경춘국도 옆 대성리역 주변도 수상 레포츠 명소다. 모터 보트, 바나나 보트, 수상스키, 유람선을 즐길 수 있다.

▲ 수상 레포츠의 천국인 청평호반에서 한 동호인이 수상 스키로 시원한 물보라를 날리며 더위를 잊고 있다. 조선일보DB

◆ 산정호수와 백운호수

산정호수와 백운호수는 경기 북부와 남부지역을 대표하는 호수 유원지다. 포천 산정호수는 경치가 빼어난 명성산을 끼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산정(山井) 호수라는 이름도 산속의 우물처럼 맑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특히 저녁 무렵 보트 놀이는 한 폭의 그림 같다는 얘기를 듣는다. 백조 보트, 모터 보트는 물론 손으로 노를 젓는 추억 어린 보트도 있다. 산정호수는 농업용 저수지여서 요즘은 수량이 많이 줄어있는 상태지만, 명성산을 올랐다 내려와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손님이 제법 많다고 한다.

의왕 백운호수도 농업용 저수지이지만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호수를 따라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다. 특히 라이브 카페가 밀집해 미사리 못지 않게 7080 세대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백운 보트장에서는 모터 보트, 노 젓는 보트 등을 탈 수 있다. 백운호수를 찾아가려면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이 좋다. 서울에서는 과천을 경유해 과천~의왕 간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면 된다. 안양 인덕원사거리에서 성남 방향으로 가다 보면 백운호수를 만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과천~의왕고속도로를 경유해도 된다.

▲ 웨이크보드 땅콩보트 플라이 피시

◆ 바다도 만나는 평택호

경기 남부지역 주민들은 평택호를 찾을 만하다. 아산만 방조제를 쌓으면서 생겨난 거대한 호수로, 바다
도 동시에 구경할 수 있다. 호수에서는 유람선과 모터 보트, 오리 보트를 탈 수 있다. 유람선은 주말과 휴일에만 운행하며 30분 정도 호수를 순회한다. 이용요금은 어른 7000원, 초등학생 이하 5000원이다. 오리보트(4인승) 이용료는 1만2000원이다.

양주군 일영유원지 안에는 88보트장이 있다. 이곳은 노를 젓는 보트만 있으며 요금은 한시간에 1만원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수도권의 나들이 명소인 인천 송도유원지에서도 노 보트와 오리 보트를 즐길 수 있다. 여주 신륵사 강변관광지도 보트장을 비롯해 야영장, 운동장, 놀이공원을 갖추고 있어 하루 나들이에 제격이다.

조선일보 2008/6/13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6/13/200806130036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