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에 '기우뚱' 넘어진 노인, 생명도 '기우뚱'

노인 낙상, 하체 근력 또는 평형유지 기능 저하로 발생

외출할 때 젊은 층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외모'라면 노인에게는 낙상 걱정일 때가 많다.

한 예로 '미노인의학저널'에 캔사스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673명의 이탈리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결과, 참여 노인중 약 15%가 낙상 사고를 우려해 산책을 하거나 쇼핑,친구나 친척을 만나러 가는 등의 최소한 3가지 신체활동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특히 겨울철 눈이 오는 지역에서는 노인의 외출이 빙판길에 막혀 어렵기만 하다. 그래도 아예 외출을 안 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 이에 외출을 할 때 조심한다고는 하나, 여전히 노인에게 기우뚱 하며 쓰러지는 낙상은 다른 연령대와는 달리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도 있어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 노인들, 왜 유독 '기우뚱' 심할까

낙상은 보통 바닥이 미끄럽거나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을 걸을 때 발생하는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노인에게 흔히 발생하게 되는 낙상은 이런 상황 뿐 아니라 하체의 근력 또는 평형유지 기능 등이 약해져서 생기게 되는 때가 많다.

분당차병원 재활의학과 김민영 교수는 “노인은 청력과 시력 등의 감각기관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고, 이동시 균형감각 또한 떨어져 있어 낙상 시 손상을 줄일 수 있는 방어력이 감소돼 있다”고 설명했다.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보통은 빈혈이나 간질 등의 원인을 추측하지만 이 외에도 파킨슨 씨병과 같은 신경병증, 시각 장애,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 운동 장애 등에 의해 일어날 수 있고 혈압약, 이뇨제 등 복용하는 약물 때문에 균형감각이 일시적으로 소실돼 생길 수도 있다.

비교적 흔한 기립성 저혈압도 원인으로 작용되고는 하는데 일어서며 갑자기 피가 하체로 몰려 뇌로 가는 혈액이 순간적으로 모자라면서 현기증을 느끼고 낙상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낙상이 노인 건강에 미치는 피해이다. 난상은 단순한 타박상에 지나지 않고 그 이후에도 면역능력의 약화로 낙상에 의한 외상을 치료하면서 폐렴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을 무시할 수 없다.

◇ 겨울이 여름 비해 낙상 사고 2배?

노인에게 낙상에 대한 걱정은 해외나 우리나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계절의 특성상 눈이 와 미끄러운 겨울이 더욱 위험하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구경회 교수는 3년 8개월 동안(2003년 5월 ~ 2007년 1월) 낙상으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334명(65세 이상)을 조사한 결과, 계절별로 여름에 해당하는 6, 7 ,8월달(60명)에 비해 겨울철인 12, 1, 2월(117명)에 2배 가까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겨울철 철저한 외출준비와 미끄러짐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기 위한 신발이나 지팡이 소지 등은 되도록 실천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많은 연구 결과에서 규칙적으로 근력 강화와 평형감각 운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낙상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보고되는 것을 봤을 때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해 골소실을 줄이고 유연성, 평형감각 등을 증대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노인의 낙상과 같은 안전사고는 가정에서도 의외로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은 65세 이상 고령층의 안전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장소로 살펴봣을때 '가정'(57.2%)이 가장 많았고 가정내 사고 유형으로는 '추락·넘어짐·미끄러짐' 사고가 61.1%(645건)로 가장 많았으며 화장실·욕실'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90.9%가 '추락·넘어짐·미끄러짐' 사고였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평소 외출 뿐 아니라 집안 환경에서도 노인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계단이나 현관 등에 손잡이를 만들고 밝은 조명을 설치하며 욕실에는 미끄러짐 방지 타일 등의 설치가 요구된다고 충고한다.

메디컬투데이  2008.11.29 07:37

http://health.mdtoday.co.kr/news/index.html?cate=12&no=71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