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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실버관련/시니어소식, 정보

시니어클럽 일자리 덕 '인생 2막' 신바람

경기도 16곳서 노인 4125명
비누 만들고 급식 도우미로
“인생이 달라졌다” 웃음꽃

           지난 10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2동 수원시니어클럽에서 윤순덕(오른쪽 셋째)씨 등이 천연비누를 만들고 있다.
                                                             수원시니어클럽 제공


“내 인생이 달라졌어요.”

평생을 전업 주부로 살아온 윤순덕(69)씨의 입가에는 늘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남들은 경로당이나 갈 나이라고 하지만, 그에게는 눈뜨면 출근하는 새 직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8시30분이면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집을 나서는 윤씨는 20분 정도 걸어서 화서2동 수원시니어클럽 3층 작업실로 출근한다.

이곳에서 윤씨는 동료 노인 10여명과 함께 하루 100여개의 천연비누를 만든다.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남편과 둘이 사는 윤씨는 “늙어서 나이가 70살인데 우리를 어디서 써주겠어요? 일자리를 얻은 게 너무 행복하고 즐겁죠”라고 했다.

지역사회에서 전문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이 ‘제2의 직업’을 찾아 나선 노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2일 경기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도내에 운영중인 시니어클럽은 수원시니어클럽 등 15개 시에 모두 16곳. 이곳에서 일하는 노인 수는 4125명에 이른다. 지난 2005년 3월 부천시니어클럽과 시흥시니어클럽이 생긴 뒤 2006년과 2007년에 한 개씩 늘어나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0개가 더 증가할 만큼 급증 추세다.

노인들의 일자리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2007년 문을 연 군포시니어클럽은 2008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급식도우미 봉사단인 ‘참손 실버 급식도우미’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145명의 노인들이 하루 1시간30분~2시간씩 군포지역 초등학교 1, 2학년 교실에서 급식봉사를 하는데, 한달 40시간 일을 하고 국가보조금으로 월 20만원의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비를 받는다.

군포시니어클럽 권연순 관장은 “어르신들이 하실 수 있을 만큼 노동강도가 강하지 않고 시간도 1~2시간이어서 일을 원하는 분들이 많은데다 학교 호응도 좋아 처음 5개 학교에서 시작해 지금은 12개 학교로 늘었다”고 말했다. 군포시니어클럽은 2년마다 이뤄지는 보건복지부의 시니어클럽 평가에서 지난해 전국 84개 클럽 가운데 최우수 등급(A)을 받았다.

이밖에 성남시니어클럽은 할머니들로만 구성된 아기 도우미사업을, 시흥시니어클럽은 노인들을 초·중·고교 보안담당직원으로 파견하는 사업을, 안양시니어클럽은 ‘잔치하는 날’이라는 국수전문점 사업을 하고 있다.

고양시니어클럽의 이수정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이 평균 수명이 느는 데 견줘 정년은 그대로이다 보니 정년 후 또는 노년에 ‘제2의 일자리’를 원하는 분들이 많다”며 “모든 시니어클럽이 자립형 사업단을 만드는 게 목표인데, 사회에서 이분들이 생산한 물품을 많이 사주는 등 따뜻한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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