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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웰빙정보/의료, 건강, 운동정보

콜레스테롤이 오르는 이유


# 의사: (검사결과를 보며) 콜레스테롤이 높으시네요.

환자: 설마, 그럴 리가. 저는 고기도 먹지 않는데요. 기름기는 거의 먹지 않아요.

의사: 오히려 고기 안 드시고 탄수화물 음식만 많이 드시면 콜레스테롤이 더 오를 수 있어요.

환자: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고구마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밥 대신 먹고 있는데…# 진료실에서 최근 가장 많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건강검진 결과를 설명해주면서 고지혈증(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이 높은 질병)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10명 중 평균 9명과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눈다.

◇지방간과 내장비만 있으면 고지혈증 피하기 어렵다
아무리 식사조절을 철저하게 해도, 이와 함께 운동을 한다 해도, 내장지방이 쌓여 있거나 지방간이 있는 중년층은 고지혈증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내장지방 감소의 효과가 없는 식사 조절이나 운동을 ‘팥소 없는 찐빵’에 비유할 수 있을까? 이런 분들은 문제의 근원을 찾고 시정할 수 있도록 꼭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유 드린다.

◇음주는 고지혈증의 천적이다 물론 유전적으로 고지혈증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 날씬해도, 술을 안 마셔도 고지혈증을 피하기 어려운 가족력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자주 술을 마시면 그 해로움은 상상 이상이다.

얼마 전 종합검진을 받은 수진자의 중성지방이 1200이 넘는 것을 보고 의사들이 모여 토론을 벌인 일이 있다. 중성지방은 몸에 저장되는 지방의 형태로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의 일부를 차지한다. 보통 건강한 사람의 정상치는 공복 시 150mg/dL 이하인데 그 10배인 숫자가 나왔으니 검사의 오류를 의심할 만하다. 그러나 결론은 검사실의 실수가 아닌, 환자의 가족력과 폭음습관에 있었다.

◇지나친 고탄수화물식이, 콜레스테롤 올린다 콜레스테롤이 두려운 대부분의 한국인이 선택하는 식이요법은 ‘고기 안 먹기’. 그러나 그것이 더 무서운 함정이 될 수 있음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고기를 안 먹게 되면 우리의 식단에서는 대부분의 열량을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오히려 지방간 및 내장지방이 심해질 수 있고, 결국 콜레스테롤 수치도 나쁜 방향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미 너무 많은 열량을 밥과 국수, 떡에서 섭취하고 있는 분들, 여기에 더해 감자, 고구마, 빵, 과일 등 간식도 모두 탄수화물이면 영양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단백질과 좋은 지방을 매일 섭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복부비만 사라지면 고지혈증도, 생활습관병도 사라진다 일단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이를 낮추기 위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느냐가 우리의 관심사로 남는다. 대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언제나 그렇듯이 생활습관병에 관한 한 의사들의 대답은 애매하기 짝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환자의 건강행동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유전적인 영향이 너무 크거나 특별히 생활의 문제가 없어도 고지혈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약을 먹는 것이 맞다. 그러나 복부비만인 사람들은 내장지방을 줄이면, 폭음하는 사람들은 금주하면, 당뇨병에 걸린 사람들은 당뇨조절을 매우 잘하면 고지혈증도 함께 좋아진다.

전혀 약을 먹을 필요가 없이 정상 범위로 떨어지는 사람들도 자주 만나게 되는데, 꾸준한 운동과 적절한 영양으로 체중감량을 이루며 내장비만을 극복한 사람들이 그들이다. 평생건강의 감옥인 내장비만으로부터의 탈출은 영화 ‘쇼생크 탈줄’에 비유할 만하다. 당신도 ‘팀 로빈스’와 같은 자유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그가 감옥 벽을 20년간 조금씩 파내 듯이 오늘부터 야금야금 내장지방을 줄여간다면 말이다.

<글·인하대학병원 비만센터 이연지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국민일보 쿠키뉴스  2009.05.27 07:21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1243362194&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