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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


눈이 나빠 쓰는 안경에는 별로 거부감이 없지만 보청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말엔 망설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벌써 보청기를 끼면 어떻게 하느냐는 반응이다.

첫 번째 잘못된 상식은 우선 보청기는 나이가 많은 사람만 사용한다는 편견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도 귀가 잘 안 들리는 사람은 상상외로 많다. 책을 많이 봐 눈이 나빠지듯 귀도 관리를 잘 못하면 나빠지는 것이 당연하다. 사실 귀는 눈보다 훨씬 혹사를 많이 당하는 감각기관이다. 눈이야 보기 싫으면 감아버리면 그만이지만 귀는 그럴 수 없다. 본인의 뜻에 관계없이 외부의 소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귀다.

두 번째 잘못된 상식은 보청기를 끼면 귀가 더 나빠진다는 생각이다. 이 오해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청기를 잘 못 맞춰 너무 큰소리가 귀를 자극한다면 모를까, 근거 없는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보청기를 낀다고 귀가 실제로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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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잘못된 상식은 보청기를 한번 사용하면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안경을 한번 끼면 계속 끼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돋보기 안경의 경우 책을 읽을 때 등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수도 많다. 보청기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직장에 나가 회의 중에만 사용하거나 대화 중에만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또 그렇게 잠깐씩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간편하게 만들어진 보청기도 따로 있다.

보청기를 사용하면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과 똑같이 들을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는 분들도 있다. 안경도 사람마다 교정 시력이 차이가 나듯이 보청기도 개인차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효과가 작은 경우라 하더라도 전보다는 훨씬 잘 들리니 만족하게 된다.

또 들리는 소리의 음색도 전과는 약간 다른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전자 회로를 거쳐 발생되는 음이므로 차이가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오디오 시스템에서 나오는 재생 음을 무리 없이 즐기듯이 이것도 적응이 되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최근에는 디지털 방식을 이용하여 음을 증폭하므로 이전에 비해 훨씬 선명해진 음을 들을 수 있다.

오래 전에 보청기를 사용해보셨던 사람들이 흔히 우려하는 일인데 보청기를 착용하면 주변의 소음이 시끄럽게 들려 불편하지 않은지 묻곤 한다. 요즘 처방되는 보청기는 주변의 소음인 저주파수의 소리를 감소시키기 위한 음차단기를 사용하므로 전보다 양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실 주변 소음을 보다 완벽히 제거하는 문제는 새로운 보청기 개발에 있어 아직도 중요 이슈 중 하나이다. 문제는 완벽하게 소음을 제거한다면 들어야만 하는 소리를 못 듣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은연중 소음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살고 있는데, 휴대폰 소리만 하더라도 그렇고 또 인기척을 느낀다는 것도 실제로는 미세한 소음을 들어 가능한 것이다. 어느 정도 주변의 소음을 듣는 것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장

파이낸셜뉴스 2009.06.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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