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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60년, 한국인 건강 얼마나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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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60년, 우리에게 그 의미가 남다른 것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닌 그 시간 1초 1초에 한국인의 피와 땀, 노력이 서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한국전쟁으로 초토화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시간 안에 재건을 이룩했고 경제를 성장시키며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다이나믹 코리아'로 거듭났다.

특히 이런 변화는 국가 인지도 등 외적인 부분만큼이나 우리 실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 가장 많이 변화한 것은 외화 보유금이나 수출액이 아닌 우리가 매일 생활하는 삶의 방식, 즉 '생활양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생활양식의 변화는 한국인의 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양상태가 풍족해지며 비만을 걱정하는 시대가 됐고 60년전에는 희귀했던 질환들이 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질환이 됐으며 환경이 변화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환경성질환 등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함께 찾아온 한국인의 윤택한 삶, 과연 60년 전 한국인들이 꿈꿔왔을지도 모르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지금의 변화는 건강에 좋은 영향만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감염성질환 사망수 ↓, 만성퇴행성질환 사망 ↑

1960년대 이후 거듭된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경제발전은 우리나라의 질병발생 양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변화는 '급성감염성질환'에서 '만성퇴행성질환'으로 변동이다.

사망원인에 나타난 특정질환군별 상대빈도의 변화도 현저해 감염성질환에 의한 사망수는 줄고 만성퇴행성질환에 의한 사망사고 및 손상에 의한 사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질환센터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악성신생물(암)에 의한 사망률은 대체로 증가하고 있으며 당뇨병과 허혈성심질환에 의한 사망은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며 "암, 뇌졸중,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그리고 간질환 등 만성퇴행성질환과 사고에 의한 손상으로 인한 사망이 전체 사망자의 70%를 넘고 있어 질병발생양상이 선진국의 형태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1960년 전에는 폐렴, 폐결핵, 장티푸스, 이질, 기생충질환 같은 전염성질환 또는 염증성 질환이 많았으나 급성 세균성 염증성질환은 점차 감소하게 됐고 그 배경에는 약제의 발달로 인한 완치율이 증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의 경제수준이 나아진 것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1950년대 이전 주요 사망 원인이 전염병, 감염, 호흡기계 질환 등 감염성 질병과 소화기계 질환 등이라면 1950~1960년대에는 결핵과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 높아진 반면 감염과 소화기계 질환은 순위가 낮아졌다.

또한 1970년대에는 순환계 질환이 계속 주요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으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고 악성 신생물이 그 다음 순위로 등장했다.

이와 함께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해 중년층 이상에서 무릎관절, 고관절 등에 통증을 호소하며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운동은 부족하고 단순 반복적인 사무적 근로가 늘면서 경견완 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근골격계질환도 증가추세다.

◇서구식 식생활, 위장질환도 서구형으로

생활습관 중에서도 가장 몸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 바로 식생활이다. 때문에 서구식으로 식생활이 변하면서 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위장질환'도 서구형으로 변해가고 있다.

1960년에 들어서 경제 성장기를 맞아 우리의 식생활 환경은 완화되기 시작했으며 이 시기에 쌀 위주의 전형적인 한국식사에 분식이 소개되면서 서구식사와 접목돼 식생활 양상이 다양하게 변화했다.

1970년 중반에 들어 양적인 영양문제는 해결되고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식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식습관과 식생활 양상에 있어 연령간, 지역간, 소득 계층간에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에 따른 건강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고창남 교수는 "소화기계 질병의 하나인 소화성궤양(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의 경우에는 현대로 올수록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현대에는 스트레스나 신경성에 의해 궤양의 정도가 악화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17년간 소화성궤양으로 입원한 환자를 조사해 본 연구(김승호, 1990)에 의하면 십이지장궤양이 54.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위궤양, 위십이지장궤양의 순이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이름도 낯선 크론병이나 위식도역류질환 등 서구에서 많이 생기는 위장질환이 한국에서도 급격히 증가추세다.

1986년 인구 10만 명당 0.1명에 불과하던 크론병 환자가 2004년에는 10만 명당 5.3명으로 급증했으며 지난 1999년 1000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던 환자수도 2005년에는 4500~5000명 정도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또한 2001년과 2006년 사이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가슴 쓰림과 위산역류 증상 기준으로 본 국내 위식도역류질환이 2001년 3.5%에서 2006년 5.1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혈관질환의 경우 과거에는 선천성 심장병이 많이 발생해 영유아 사망률도 높았으나 요즘은 고혈압에 의한 심장질환이나 심근질환이 늘어나고 있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과거에는 염증성질환, 특히 연쇄상구균에 의한 심장판막증이 많았으나 염증성질환이 점차 줄어들면서 심장판막질환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며 "더불어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부족, 스트레스 및 비만의 증가 등으로 인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선진국형 심장질환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뇌혈관질환'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허혈성심질환으로 대표되는 심혈관질환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동안 심혈관·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1996년 3만4187명으로 심혈관·뇌혈관질환 사망자 중 가장 많았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6년에는 3만36명으로 13%가량 줄었다.

하지만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006년 현재 1만4276명에 달해 10여년전(1996년) 5934명 보다 2.4배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돼 아직 전체 사망자는 뇌혈관 질환이 월등히 높지만 증가율 추세로 봤을 때는 향후 5~10년 사이 허혈성 심장질환이 1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한편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아토피피부염이나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며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등도 건강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근래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강력한 사망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자살'이다. 2006년 사망 및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사람의 수는 1만700명으로 사망원인 5위를 차지했고 10년 전인 1996년에 비해 사망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사인 또한 암에 이어 자살로 나타났으며 향후에도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힐 것이라는 의견이 강하다.

◇한국인, 향후 더욱 건강해지려면?

한국인이 향후 더욱 건강해 지려면 어떤 사항들이 필요할까. 전문의들은 현대인들의 건강 향상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으로 '운동'을 꼽는다.

고창남 교수는 "현대인의 직장 또는 가정에서의 생활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무자동화와 함께 교통편의 시설, 주택편의시설, 가전제품의 보급 등으로 생활의 편리를 가져오긴 했으나 운동부족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고 충고했다.

무엇보다 현대 산업사회로의 발전과 함께 사회구조의 복잡화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취급해야 할 많은 정보와 극복해야 할 갈등요인 등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돼 결국 위장장애, 심장장애, 정신장애 등을 일으키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적절한 휴식과 정신적 안정 등이 요구되고 있다.

김병성 교수는 "건강한 한국인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일은 에너지 균형을 맞추어서 적절하게 식사량을 조절하고, 많이 먹기를 권하는 문화나 회식문화를 줄이며 개인적으로 활동량을 늘이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 캠페인을 벌이거나 운동할 장소를 많이 보급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통해 적절한 위험요인을 조기에 발견해 잘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이데일리 2008.08.19 08:53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0808190854062461&ext=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