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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웰빙정보/의료, 건강, 운동정보

당뇨 예방, 건강보험 검진부터


요즘은 하루 평균 20여명의 당뇨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부분 혈당을 낮추는 약을 먹고 있으며, 당뇨 합병증에 대해 많이 묻는다. 자세히 설명해주면 좋으나, 항상 진료 시간에 쫓겨 중요한 것만 말해 주곤 한다. 그래도 이들은 혈당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복 받은 이들이다.

당뇨 관리는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06년 사망률 통계자료를 보면 사망원인 가운데 4위가 당뇨다.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보면 인구 10명당 1명꼴(9.5%)로 당뇨가 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혈당이 정상보다 높다 해도 당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몇 년에서 몇십 년이 지나면 눈, 콩팥, 말초신경, 혈관 등 여러 신체기관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당뇨는 방치하면 엄청난 의료비용의 증가를 가져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뇨는 여전히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스스로 당뇨를 알고 있는 비율은 10명 가운데 7명 정도인 72.1%에 불과하며, 당뇨 환자 가운데 57.4%만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 관리의 사각지대가 상당히 넓게 있다는 뜻이다.

당뇨는 초기에 진단해 혈당 관리만 잘하면 실명, 신장 기능 상실 등 주요 합병증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특징적인 증상은 당뇨가 시작된 뒤 몇 년이 지나서야 나타나므로 초기 진단이 어렵다. 이 때문에 미국 당뇨병학회에서 권고한 ‘45살 이상은 3년에 한 번씩은 혈당 검사를 하라’는 지침은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 다행히 거의 전 국민이 가입한 국민건강보험에서 1~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고, 이를 국민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개인의원으로 확대하고 있어 당뇨 조기검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뇨를 처음 진단받은 사람들이 막연한 불안감으로 혈당이 높고 이를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너무 많은 당뇨 관리 수칙을 듣다 보면 우울한 기분까지 든다고 한다. 하지만 당뇨 관리는 절대로 어렵거나 힘들지 않다. 관리의 목표는 혈당 수치를 기준 범위에 있게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식사량 조절, 운동과 함께 약을 쓰는 것이다. 다만 개인의 생활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관리 방법 역시 모두 다를 수 있다. 자신을 담당하고 있는 의사에게 관리 방법을 꼭 물어야 하는 이유다. 식사량 조절, 운동 등을 실천하기 어렵다면 이 역시 밝히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당뇨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다. 나이가 많은 어른에게는 건강보험공단의 검진을 받도록 권유하는 것도 필요하고, 만약 혈당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꼬치꼬치 묻도록 알려줘야 한다.

정영진/서울보훈병원 가정의학과장

한겨레  2008.11.24 19:21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life20/3236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