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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 쐰다고 입 돌아갔다고?... '안면신경마비' 오해와 진실


흔히 '찬 바람을 잘못 쐬어' 생긴다고 알려진 안면신경마비. 정말 그럴까. 답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찬 바람은 여러 위험인자 중 하나일 뿐이다. 급·만성 중이염, 내이염, 대상포진류의 감염성 질환과 벨(Bell)마비, 청신경 및 안면신경 종양, 당뇨병, 임신 등 안면신경을 마비시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인구 10만 명당 20명꼴로 발생하는 안면신경마비 중 가장 흔한 유형은 '벨마비'다. 알레르기설, 바이러스설, 염증설, 혈관 경련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설 등 가설이 분분하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안면신경마비를 뇌졸중의 일종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인체의 모든 근육은 뇌의 지배를 받는다. 얼굴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른쪽은 왼쪽 뇌, 왼쪽은 오른쪽 뇌의 지배를 받는다. 뇌졸중은 이 중 한쪽 뇌의 혈류장애로 반신불수 등의 중추성 신경장애 증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그러나 안면신경마비는 뇌에서 갈라져 나와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가지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말 그대로 얼굴 부위만 마비 증상을 보이는 병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교수는 "예를 들면 안면신경 손상으로 인한 마비는 이마에 주름도 잡히지 않게 되지만, 뇌졸중에 의한 안면 마비는 이마에 주름이 잡히는 등 증상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뇌졸중 환자들은 일반적인 안면신경마비와는 달리 눈꺼풀을 거의 정상적으로 감을 수 있으며 눈이 충혈되거나 시린 증상도 없다. 또 안면신경마비는 뇌졸중처럼 얼굴 외에 팔다리의 감각 이상, 어지러움 등 다른 증세를 동반하는 경우는 드물다.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약 80%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1∼2개월 후 거의 완쾌된다. 약물을 쓰면 더욱 빨리 회복되는데, 주로 부신피질호르몬제가 사용된다. 또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때는 항바이러스제를 쓰며, 물리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환자들은 이 같은 치료와 더불어 안면마비 자체에 대해 조금 넉넉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여성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거울을 보며 마음을 졸이지만 이는 스트레스를 유발해 오히려 병세를 악화시킨다. 을지대병원 신경과 오건세 교수는 "초기엔 눈꺼풀이 잘 감기지 않고 눈물도 잘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안대를 착용하는 게 좋다"며 "운전 등 장시간 눈을 이용한 작업 역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2008.11.23 18:27

http://www.kukinews.com/life/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92110377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