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번, 3분 이상, 식후 3분 이내로 양치하라는 3.3.3 법칙과 건강한 치아를 약속해준다는 정확한 칫솔질 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주위에 크고 작은 치과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알고 있는 것과 실천에 옮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달 9일 구강보건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7명은 만성치주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전 성인인구의 70%가 만성치주염환자라니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결과라 할 수 있는데, 20대에서도 만성치주염 환자 수가 적지 않았고, 40대부터는 그 수가 급증했다. 게다가 40대 성인의 13%는 잇몸 뼈가 파괴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문제는 발병해도 초기자각증상이 없고 수년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자각증상을 느낀 뒤에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료시기를 놓쳐 멀쩡한 치아를 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심각성에 주목해야 한다.
■ 초기증상 거의 없어, 방치했다간 치아 잃을 수도
만성치주염은 쉽게 이야기해서 치석, 플라그 등이 원인이 되어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또한 중증으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자각증상이 없어 초기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치과검진과 스케일링 같은 예방적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중증으로 발전된 뒤에는 잇몸이 붓고, 출혈이 나타나며 치아가 흔들리고, 통증이 유발된다. 만성치주염은 잇몸약으로는 절대 치료가 되지 않으니, 가능한 빨리 치과병원을 찾아야 한다.
■ 치주질환 경험자 암 발생률 높아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만성치주질환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종양학(Lacet Oncology)'에 발표된 연구결과가 치의학계 일대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임피어리얼 대학(ICL)의 도미니크 미쇼드 박사가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1986년부터 무려 17년에 걸쳐 성인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치주질환으로 고생했던 사람, 잇몸병을 앓았던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암 종류별로 보면 췌장암이 평균 54%, 신장암이 49%, 폐암 발생률이 36%, 혈액암(비호지킨 림프종, 백혈병, 다발성골수종)이 30%로 각각 높았으며, 전체적인 암 발병률은 14%나 높았다. 연구에 참가한 5만 명 중에서 조사기간 중 5천700여명의 암환자가 발생한 사실도 드러나 그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만성치주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입 속에는 발암물질이라고 하는 ‘니트로사민’을 만들어내는 유해세균이 다량 존재한다. ‘니트로사민’은 아질산염과 아미노산이 결합해 생기는 발암물질로써 극소량으로 간암, 폐암 등을 발생시킬 정도로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잇몸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성치주염이 있는 환자는 우선 치과용 파노라마 X-ray사진을 찍어 현재 남아있는 치조골의 양을 측정하고 향후 치아의 청결 유지의 용이성 등을 살펴 치료계획을 짠다. 상태가 심각할 경우 치아를 제거해 그 부위의 세균과 치석을 긁어낸 후 녹아 내렸던 치조골을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 빠진 치아의 빈자리는 틀니, 브릿지, 임플란트 등으로 채워 넣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질환의 경우처럼 만성치주염도 역시 발생하기 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올바른 칫솔질을 통해 그날그날의 입 속 프라그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1년에 1~2번 정기적인 치과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치주염 예방은 물론 만성치주염으로 인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암 등을 예방하는 길이다. 미미한 통증에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치아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오복(五福) 중 하나인 건강한 치아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지혜임을 명심하자.
도움말-치의학박사 손병섭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박사/ 現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보철학교실 외래교수/現 청담동 에스플란트 치과병원 병원장
동아일보 2008-07-03 09:54
http://www.donga.com/fbin/moeum?n=it$k_705&a=v&l=0&id=200807030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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