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으로 인해 체한 것으로만 알았던 김씨는 소화제를 먹고 일찍 잠을 청했지만, 갑자기 열이 나고, 구토에 설사까지 몰려왔다. 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김씨는 ‘급성 장염’판정을 받았다. 과로 상태에서 음주와 과식도 문제지만, 식중독균이 옮았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같이 회식을 한 직원들은 멀쩡했다. 급성 장염은 개인의 몸상태에 따라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체외로 배출되지 않은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물로 인한 세균감염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는 집중호우 등으로 높아진 습도와 함께 음식에 세균과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알맞은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식중독 및 급성 장염에 주의해야 한다.
장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을 먹고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으로는 속이 메스껍고, 구토, 복통, 설사 등이 생기며, 식은땀이 나며 열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장염을 일으키는 세균은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포도상구균, 병원성 대장균 등이 있으며, 바이러스로는 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노어크바이러스 등이 장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이 된 뒤 발병증상까지의 잠복기간은 원인이 독소인지, 미생물인지에 따라 다르다.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경우 몸안에 들어와 증식하는 데 보통 6∼7시간, 늦으면 24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나 포도상구균, 보톨리늄, 바실로스 등은 감염 뒤 1∼6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박현주 대항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장염에 의한 설사증세가 나타나면 무조건 지사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며 “지사제가 설사뿐 아니라 장속 세균이나 독소의 배출도 함께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면역 약한 사람 잘 걸려 김씨의 사례처럼 여럿이서 식중독균이 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모두 장염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위산의 살균작용과 인체 면역기능의 작동이 활발하게 일어나 발병하지 않고 자연 치유되기도 한다. 반면, 평소 과로나 스트레스가 많은 만성 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들은 쉽게 감염된다. 이들은 가벼운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세를 시작으로 심하면 탈수나 쇼크 등의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과식, 과음을 줄여야 한다.
만일 장염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음식의 양을 줄여 위와 장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으며, 장염이 심할 경우에는 하루 정도 음식물을 먹지 않고 끓인 물이나 전해질이 함유된 이온음료 등 수분을 조금씩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수분 섭취가 장염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주사를 통한 수액 공급을 받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장염 증상이 나아지면 미음이나 쌀죽 등의 담백한 음식부터 먹고, 배고픔을 면할 정도의 양만 먹자. 장염 증상이 호전되어도 1∼2개월 정도는 과민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므로 과식이나 과로, 스트레스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박영숙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면역성, 병원체 감염,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격한 운동이나 정신적 긴장, 편식, 불결한 음식, 날음식 등을 피하고 단백질, 무기질 등이 많이 포함된 음식이 좋다”고 권했다.
◆위생만큼 좋은 예방법 없어 위생관리 철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방법이다. 손씻기는 언제든지 좋으며, 음식을 먹기 전에는 필수다. 특히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장염 등 소화기병에 걸리면 악수 등도 삼가는 것이 좋다. 손을 씻을 때는 손가락 사이와 손톱 주변까지 꼼꼼히 닦아야 하며, 닦은 뒤에는 물기를 반드시 말려야 한다. 손을 씻은 후 물기를 닦지 않으면 축축한 손은 미생물이 번식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조리된 음식의 저장은 반드시 냉장 또는 냉동보관해야 하지만, 냉장고를 너무 과신해도 안된다. 익히지 않은 날음식은 피하고, 음식이 조금이라도 상한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냉동된 육류를 조리하기 전에 실온에서 방치해서 녹이지 말고 하루 전쯤 냉장실로 옮겨 해동하는 등의 센스가 필요하다.
차재명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여름철 장염 예방을 위해 철저히 지켜야 하는 것은 청결한 음식물 보관과 손 씻기”라며 “대부분의 장염의 감염 경로가 오염된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오는 경우이므로 자주 손을 씻는 것만큼 장염 예방에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 2007.07.22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072201032027163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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